사람 마음은 참 복잡합니다. 그래서 사람 마음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말이 있나 봅니다. 젊었을 때는 폭넓은 독서와 인위적인 수양으로 마음 넓은 사람인 척했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때는 마음 쓰는 것이 좁쌀처럼 작았습니다. 군 생활 할 때 한 번은 단돈 천 원 빌려 가고 갚지 않은 선임 때문에 오랫동안 마음이 상한 적도 있습니다. 그때 전투경찰 수경 월급은 6천 원이었지만, 경비 근무지였던 모 대사관 정부에서 매 달 거금 십만 원을 별도로 받았습니다. 따라서 돈 자체보다도 “꿔 달라.”라고 말해 놓고 ‘갚지’ 않은 무책임에 대한 속앓이였던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도 참 막힌 구석이 많았습니다. 그 무렵에는 ‘이래야 한다’ 혹은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던 때라, 치열하게 살았지만 사실 덜 행복했습니다. 그랬던 저의 마음이 지금 이나마 평안을 누리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주 예수 내 맘에 들어와 계심’ 때문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마음에서 위로를 받고 사랑 안에서 함께 짜여,
깨달음에서 오는 넘치는 확신으로 온전히 풍성하게 되어서
하나님의 비밀이신 그리스도를
온전히 알게 됩니다(골 2:2).
위 말씀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전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비밀’이시라는 부분만을 주목하여 읽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마음에서 위로를 받고”라는 대목이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보통은 그리스도를 알려면 “지혜와 계시의 영”이 필요함을 강조하는데(엡 1:17), 위 본문은 우리 마음이 위로 받는 것이 하나님의 비밀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에 대해 <신약성경 회복역> 각주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사랑 안에서 함께 짜이는 것은 감정과 관련되고, 깨달음에서 오는 넘치는 확신으로 풍성하게 되는 것은 생각과 관련된다. 우리가 마음에서 위로를 받을 때에 우리는 사랑 안에서 함께 짜이며, 그래서 생각이 합당하게 기능을 발휘하여 하나님의 비밀이신 그리스도를 온전히 알게 될 것이다”(각주 3).
위 본문과 각주를 여러 번 읽고 묵상할 때 다음 두 가지가 제 안에 정리되고 누려졌습니다.
“마음에서 위로를 받고”: 바울이 골로새 교회 성도들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했는지를 추구해 보았습니다. 그 단서는 바로 앞의 “그렇게 함으로써”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바로 윗 절과 1장 끝 부분에 잘 나와 있습니다. 즉 바울은 오랫동안 감추어져 있었던 비밀인 ‘그리스도의 내주하심’(“이 비밀은 여러분 안에 계신 그리스도인데”)에 대해 1) 그들 각 사람에게 전파하고, 2) 권면하고, 3) 가르쳐서, 4)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충분히 성장한 사람”으로 하나님께 드리려고 수고하며 분투하고 있었습니다(골 1:27-29). 바울은 이러한 자신의 분투를 보고 골로새 교회 성도들의 마음이 위로 받기를 원했습니다.
“하나님의 비밀이신 그리스도를 온전히 알게 됨”: 이 부분도 눈에는 익숙한데 처음에는 손에 딱 잡히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계속 주님을 앙망하며 추구하는 중에 나름 이렇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미사일을 쏘는 주체의 숨은 의도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것은 그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고 최종 목표물을 확인하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자신을 숨기시는 분인데(사 45:15), 그런 분의 ‘비밀’은 무엇이며 그분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계신지는 그분께서 이 땅에 보내신 분(그리스도)이 거치신 행적을 추적해 보면 그 안에 답이 있습니다(갈 4:4-5).
성경은 참되신 하나님(말씀)께서 참사람(육체)이 되셨다고 말씀합니다(요 1:14). 이것은 ‘미사일’이 하늘에서 땅으로 발사된 것과 같습니다. 또한 성경은 그 하나님-사람께서 이 땅에서 인생을 사시고, 죽고, 부활하신 후에 승천하셨다고 말합니다(행 1:9). 이것은 마치 ‘미사일’이 이 땅에서 궤적을 틀어 다시 하늘로 날아오른 것과 같습니다. 대개는 이 단계에서 소위 ‘미사일 궤적 추적’을 끝내고 결론을 내려버립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도 바울은 바로 그 ‘미사일’이 지금도 계속 ‘날고 있고’, 최종 목표물인 이 땅에 있는 믿는 이들의 영 안으로 쑤욱 들어왔다고 말합니다(골 1:27). 그는 같은 구절에서 우리 영 안에 들어온 그 ‘미사일’이 (현재는 우리의 복잡한 마음 부분을 어렵게 통과하고 있지만)(엡 3:17), 장차 우리의 죽을 몸에까지 도달하게 된다는 “영광의 소망”을 함께 말합니다.
신성한 진리를 미사일 발사에 비유한 것이 다소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저 자신은 이런 예를 통해, “많은 아들들을 영광 안으로 이끄시려고 그들의 구원의 창시자를 고난을 통하여 온전케 하신” 하나님의 의도가 투명하게 이해되었습니다(히 2:10). 즉 하나님의 비밀은 그리스도 자신이신데, 그분은 우리의 온 존재를 그분 자신으로 충만한 장성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긴 궤적을 그리며 과정을 통과하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복잡한 마음 구간이 다른 어느 곳보다 난코스이기 때문에,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하여 주님 그리고 서로에게 열려 있게 하는 일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점이 제 안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오 주님, 당신처럼 그리고 사도 바울처럼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목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