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아들을 말할 때 두 방면을 강조하는데, 그것은 바로 생명의 방면과 유업을 물려받는 방면입니다. 생명은 어떤 이를 아들이 되게 하지만, 아들이라고 해서 다 장자권을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즉 아들이지만, 자격을 갖춘 아들을 말할 때 성경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아들의 자격'(sonship)입니다.

그러므로 아들의 자격(휘오데시아 5206)이라는 단어는 결코 법적인 지위만을 얻는 '양자'(adoption)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 관계에 있어서 '성숙과 지위'를 포함하는 단어입니다. 즉 아들이 되는 것을 강조하지 않고, 오히려 아들의 자격과 연관된 지위와 신분을 물려받는 아들이 되는 것을 강조하는 단어입니다.

이 아들의 자격이라는 단어는 성경에서 다섯 번 쓰였는데, 로마서에서 세 번, 갈라디아서에서 한 번, 에베소서에서 한 번 쓰였습니다. 갈라디아서에서는 문맥상 아들의 자격이 율법의 감호를 대치하신다는 의미로 쓰였지만, 나머지 로마서와 에베소서에서는 모두 '그리스도의 몸'을 말하기 직전에 이 단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아들의 자격과 그리스도의 몸은 아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몸에 관해 전적으로 말하는 에베소서 1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아들의 자격을 위해 우리를 미리 정하셨음을 말합니다(5절). 그리고 그리스도의 몸으로 결론짓고 있습니다(23절). 곧 몸이 아들의 자격의 결과인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로마서 8장에서 아들의 자격이 언급되고 삽입장인 9,10,11장을 거쳐 곧바로 12장에서 몸이 언급됩니다. 이것 또한 아들의 자격이 몸을 위해 있음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합당한 몸의 생활을 위해서 우리에게는 합당한 아들의 자격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아들의 자격 다음에 옵니다.

오늘날 우리는 아들의 자격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 가운데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아들의 자격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존재 안에 충분히 다 이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로마서 8장 19절은 “창조물은 간절한 기대를 가지고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나타남이 우리 몸의 구속, 곧 아들의 자격의 완성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의 생활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가 ‘아들화’되는 과정을 얼마나 많이 통과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우리에게 아들의 자격이 거의 없다면, 우리는 몸의 생활을 그다지 많이 가질 수가 없을 것인데, 그것은 몸의 생활이 아들의 자격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들의 자격에 더 많이 동참할 때에 몸의 생활은 우리 가운데서 매일매일 증가됩니다.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우리가 지체가 되는 것은 우리의 아들의 자격에 달려 있습니다.

로마서 8장 23절은 “그럴 뿐만 아니라 그 영의 첫 열매를 받은 우리 자신들도 속으로 탄식하며 아들의 자격, 곧 우리 몸의 구속을 간절히 기다립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몸이 변형되어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형상을 이룰 때에야 우리는 완전한 아들의 자격을 얻게 됩니다(빌 3:21). 우리는 장래에 우리의 몸에 완전한 아들의 자격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나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아직' 아들의 자격이 완성되지 않았으니까 몸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일까요? 물론 우리가 영광스러운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것은 완전한 아들화가 되었을 때 이뤄질 수 있지만, 아들화가 진행되는 지금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로마서 8장 15절이 이 비밀을 담고 있습니다. 이 절은 “여러분은 다시 두려움에 빠지게 하는 노예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아들의 자격의 영을 받았습니다. 이 영 안에서 우리는 ‘아바 아버지!’라고 외칩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 안에는 '이미' 성숙과 지위를 포함한 아들의 자격의 영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의 영과 연합된 우리의 거듭난 영 안에 있는 아들의 자격에는 아들의 생명, 위치, 생활, 누림, 장자권, 유업, 나타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을 포함한 아들의 자격이 이제 우리 영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또한 '이 영과 하나될 때'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의 영은 다만 자녀나 아들의 영일 뿐만 아니라, 아들의 자격(sonship)의 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거듭날 때 우리는 하나님에게서 태어나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었습니다(요 1:12-13). 이 새로운 출생 안에서 우리는 우리의 영 안에 '이미' 신성한 아들의 자격을 받았습니다(롬 8:15). 이후에 우리는 우리 혼의 변화를 통해 이 아들의 자격을 누리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혼 안에서 변화될수록, 우리는 더욱더 우리의 영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아들의 자격을 누립니다. 이 아들의 자격은 옛 창조물에 속한 우리의 몸이 새 창조물에 속한 몸으로 변형될 때 충만해질 것입니다.

이 아들의 자격은 전적으로 단체적입니다. 아들의 자격 자체가 몸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맏아들이 되셨고, 뒤이어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산출된 많은 아들들이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영을 아들의 자격의 영이 되게 하셨습니다(롬 8:15). 그 결과 우리들은 그분의 많은 형제들이 되고 많은 지체들이 되어 단체적인 몸 안에서 그분의 풍성을 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들의 자격이며, 단체적인 실체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