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304회 - 휴거(1)
에세이
청지기 , 2022-10-14 , 조회수 (293) , 추천 (0) , 스크랩 (0)


사람들은 휴거라는 말을 들으면 일단 자기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들을 떠올릴 때가 많습니다. 책이나 영화에서 본 휴거 관련 장면들, 혹은 세상의 종말을 외치며 직장을 그만 두고, 재산을 팔고 극단적인 생활을 하다가 예정되었던 그 날에 휴거가 안 일어나자 뉴스화되었던 과거의 해프닝들이 그것입니다. 대체로 이런 것들이 사람들에게 남긴 인상은 다시는 안 속는다는 식의 휴거에 대한 무관심, 혹은 종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정도일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성경이 말씀하는 ‘휴거’를 바로 인식하지 못한 ‘잘못된’ 휴거관의 후유증입니다.

 

사실 성경에는 ‘휴거’(Rapture)라는 말이 없습니다. 다만 믿는 이들이 이 땅을 떠나 하늘로 ‘데려가지는’(is taken) 개념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장차 올 대환난의 전과 후로 각각 나뉘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즉 ‘깨어 있으라.’, ‘예비하라.’ 등의 성경이 말하는 휴거의 조건을 충족시키면 대환난 전에 ‘데려감을 당하고’ 그렇지 못하면 대환난 후에 데려감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휴거에 관한 가장 균형 있고 성경적인 관점입니다(마24:40, 계14:16).

 

서머 타임이 해제 된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아침에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이 깨었습니다. 핸드폰 시계를 보니 새벽 네 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잠시 자리에 누운 상태로 주님의 이름을 부르다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 동네를 걸으며 말씀을 기도로 먹었습니다. 계시록 3장 10절입니다.

 

네가 나의 인내의 말을 지켰기 때문에나도 너를 지켜 주어땅에 거하는 사람들을 시험하기 위해 온 땅에 닥쳐 올 시련의 때를 면하게 해주겠다.”

 

이 말씀은 빌라델비아에 있는 교회의 전달자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아침에 제게 주시는 약속의 말씀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쓰나미, 지진, 방사능 유출 같은 재해가 있어도 일부 지역에 국한되었습니다. 그런데 위 말씀은 조만간 ‘온 땅에’(the whole inhabited earth) 시련의 때, 즉 대환난이 있을 것임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정하신 때에 반드시 그대로 이뤄질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주님은 다행히 거주자들 중 일부, 즉 ‘주님의 인내의 말씀을 지킨 사람’은 이 환난의 때를 면하게 해주겠다(keep you out of the hour of trial)고 말씀하십니다. 조건부 약속입니다.

 

제 안에 이런 간절한 기도가 있습니다. “오 주님, 이 말씀이 제게 주시는 약속이 되게 해 주옵소서. 주님 저로 당신의 인내의 말씀을 지키는 자로 발견되게 하소서.” 이렇게 기도하던 중 문득 왜 하필이면 ‘인내의 말씀’(the word of My endurance)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주님 여기서 인내의 말씀은 무엇을 가리키는 것입니까?”라고 기도하며 관련 각주를 읽어 보았습니다. “주님의 인내의 말씀은 곧 주님의 고난의 말씀이다오늘날 주님은 여전히 인내 하시며 거절과 박해를 견디고 계신다… 그분의 인내의 말씀을 지키려면우리는 반드시 그분께서 당하신 거절과 박해를 견뎌야 한다(계3:10, 각주1).”

 

사실 이 계시록 말씀을 쓴 사도 요한 역시 ‘거절과 박해’를 당한 사람 중 하나이며, 자신을 “환난과 왕국과 인내에 참여한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계1:9). 실제로 그는 그 당시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증거 때문에 밧모 섬에 유배된 처지였습니다. 요한이 환난과 왕국뿐 아니라 ‘인내에 참여했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서 그러한 길을 가셨고, 주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신약의 사도들을 포함한 많은 신실한 믿는 이들이 그 길을 갔고 또 지금도 가고 있습니다.

 

오늘날도 세상과 타협하기를 거절하고, 종교의 길도 떠나서 생명의 길, 그리스도의 몸의 건축의 길을 가고자 할 때 세상과 종교로부터 오는 박해와 거절당함이 여전히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망하거나 낙심치 않으려면 소망가운데 인내하는 것이 얼마나 절실히 요구되는지요(살전1:3)!

 

오! 주님 그렇습니다. 이 아침에 주님이 이 땅에 계셨을 때 가셨던 그 길을 묵상해 봅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거절과 반대뿐인 상황 속에서, 자기 백성은 물론 심지어 제자들까지도 도움과 위로가 되지 못함에도 당신은 끝까지 인내하시며 ‘’충성된 종”(행3:13)으로서 위임받으신 신약 경륜을 다 이루셨습니다. 주님께서 가신 그 길을 우리 또한 가야하는데 우릴 도우소서라고 할 때 참으로 격려가 되는 한 말씀을 생각나게 해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이끌어서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데 이르게 해 주시고그리스도의 인내로 인내하는 데 이르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살후3:5).

 

그렇습니다. “주님 저의 마음을 이끄사 당신의 인내로 인내하는데 이르게 해 주옵소서! 이 경주를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저를 붙들어 주소서!”라는 기도가 있었습니다. 이 때 문득 찬송가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더 인내해야 한다면 /당신 더 주소서 /곧 오시지 않으려면 /당신 더 주소서”(276장) 그렇습니다. 주님만이 참 인내이십니다. 인내의 말씀을 지킬 수 있도록 “오 사랑하는 주여 당신 더 주소서. 나 주께 순종하니 당신 더 주소서.”

 

주님은 다시 오십니다. 그분께서 다시 오실 때 먼저 음란과 배역이 가득한 이 땅을 심판하고 청소하는 큰 환난이 있게 될 것입니다. 그 때 마치 빗자루로 방을 쓸다가 발견된 소중한 물건은 주워서 따로 보관하듯이, “인내의 말씀”을 지킨 일부 사람들은 대환난 전에 들려올려져 어린양과 함께 시온산에 서게 될 것입니다(계14:1). 이것이 오늘 아침에 기도하며 누린 본문인 계시록3장10절이 말하는 휴거입니다.

 

 

오, 주 예수님, 우리로 하락의 이 시대에,
반(反) 간증으로 지금까지 서 있게 하신 은혜와 긍휼에 감사드립니다.

오 주님, 끝날까지 인내의 말씀 안에서 지켜지게 하여 주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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