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아무리 훌륭하고 좋아도 다듬고 정리하여 쓸모 있게 해야 값어치가 있다는 말입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뜻과 관련된 여러 구절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을 알아야 실생활에 적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거룩하게 되고, 항상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것(살전 4:3, 5:16-18), 혹은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는 것, 혹은 우리가 그분의 영광의 찬송이 되는 것(엡 1:9-11) 등등입니다. 그러나 이것들만으로는 또렷하게 감이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십수 년 전부터 이 주제에 대해 추구해 오던 중에, 어느 시점부터 제 안에 하나님의 뜻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감각이 생겼습니다.
사실 하나님의 뜻은 사람이 창조된 목적과 같은데, 그것은 한 새사람이 하나님을 표현하고 또 대표하는 것입니다(창 1:26, 골 3:10-11). 따라서 이 뜻을 성취하시려고 오신 그리스도는 1) 친히 육체를 입으셨고, 2) 인생을 사셨고, 3) 죽으시고, 4) 부활하시고, 5) 승천 후에 생명 주는 영이 되셔서 6) 우리의 존재 안에 들어오심으로 먼저 우리의 영이 거듭나고, 7) 그 후 우리의 혼이 변화되며, 8) 마침내 우리의 몸을 다시 죽지 않을 몸으로 변형되게 하실 것입니다. 단체적으로는 우리가 9) 그분의 몸인 교회로 건축되고, 10) 그 교회의 최종 완성인 새 예루살렘이 되는 이런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이것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우리가 ‘아들의 자격’(휘오데시아, 5206)을 온전히 갖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엡 1:4-5, 갈 4:4-5, 롬 8:15, 23).
이러한 하나님의 뜻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제게 있던 중에, 아침에 아래 말씀을 대할 때 만물이 창조되고 존재하는 이유가 더 실감 나게 다가왔습니다.
주님은 영광과 존귀와 능력을 받으실 자격이 있으십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셨고,
주님의 뜻에 따라 만물이 존재하며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계 4:11).
위 말씀에 관련 구절들을 더 찾아보고, 이 주제를 현재 우리의 삶 속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묵상하여 다음의 결과물을 얻게 되었습니다.
먼저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만물을 만드신 살아 계신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려는 것입니다”(행 14:15), “우주와 그 안에 있는 만물을 만드신 하나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이십니다.”(17:24)라는 말씀들이 떠올랐습니다. 또한 여호와 하나님은 “하늘들을 펼치시고 땅의 기초를 놓으시며 사람 안에 영을 지으신 분”(슥 12:1)이시라는 구약의 말씀도 생각났습니다. 이처럼 그분의 뜻과 만물 창조에 관련된 구절들을 묵상할 때, 다음 사실들이 제 안에 정리되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뜻은 창세 전에 이미 확정되었기에, 우리가 기도하거나 어떤 선택을 해도 그 내용이 바뀌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누구와 결혼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를 고민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하나님의 뜻인 ‘아들의 자격’(휘오데시아)은 영적인 생명의 성숙, 즉 우리 안의 옛 성분이 점점 감소하고, 생명이신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서 점점 증가하심으로 완성됩니다(엡 5:26-27, 요 10:10 하). 이것을 참으로 깨달으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님의 뜻을 모를 때, 엉뚱한 것에 인생의 대부분을 허비하고 결국 죽을 때 후회하게 됩니다(엡 5:16-17).
셋째, 사실 좋은 환경 나쁜 환경이 따로 없습니다. 우리가 어떤 환경을 통과할 때 ‘모든 것(모든 사람, 모든 일, 모든 사물)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즉 우리가 그리스도를 더 얻게 하면, 좋은 환경이고, 그렇지 못하면 나쁜 환경입니다(롬 8:28, 빌 3:8).
넷째, 더 구체적으로, 요즘은 애완동물에 상당한 시간과 돈을 쓰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만물(애완동물) 위에 교회(사람)가 있고, 그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시라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질서를 염두에 두면 좋습니다(엡 1:23).
성경은 사람이 타락할 때 (죄 없는) “땅은 너 때문에 저주를 받고”라고 말씀합니다(창 3:17). 또한 “창조물 자신은 썩음의 노예 상태에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아들의 자격)에 이르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고도 합니다(롬 8:19, 21, 23). 이런 말씀들을 생각할 때 창조물 중 으뜸인 인간으로서, 더구나 하나님의 뜻을 아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 앞에 그리고 모든 피조물들 앞에 미안하고, 주어진 책임의 무게를 무겁게 느낍니다.
오 주님, 당신의 마음의 갈망인 단체적인 휘오데시아가
속히 나타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엡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