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92회 - 머리이신 그리스도
에세이
청지기 , 2022-07-22 , 조회수 (692) , 추천 (0) , 스크랩 (0)


사람이 쓴 책과 달리,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구약과 사복음서처럼 이야기 형식으로 된 부분은 그래도 좀 낫습니다. 그러나 신약 서신서(특히 바울 서신)나 계시록처럼 교회를 대상으로 영적인 세계를 말하는 부분은 여러 번 읽어도 잘 마음에 와닿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의 계시와 체험에 한계가 있어서 그럴 것입니다. 며칠 전 아침에 읽고 묵상한 아래 말씀(엡 1:10)도 그 한 예입니다.

 

    때가 찰 때의 경륜을 위한 것입니다. 이 경륜은 만물, 곧 하늘들에 있는 것들이나 땅에 있는 것들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머리이신 그리스도 아래 통일되도록 하는 것입니다(to head up all things in Christ).

 

이번 주 내내 위 말씀을 바로 이해해 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앞뒤 구절들도 함께 읽어보고, 영어 성경과 대조 성경 등 다른 번역본도 비교해 보고, 주석들도 찾아보고, 특별히 주님 앞에 나아가 이 말씀을 바로 깨닫게 해 달라고 여러 날 기도했습니다. 그 결과,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하나님의 경륜 전반 그리고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지금 하시고자 하는 일이 이 한 구절 안에 농축되어 담겨 있는 것이 깊이 만져졌습니다.

 

즉 하나님의 눈에 타락 후의 우주는 사탄에서 비롯된 죄와 죽음(썩음)과 어둠과 혼란이 가득한 ‘붕괴의 무더기’(chaos)인데, 하나님은 거기서 우리를 불러내어 생명과 과 질서가 있는 교회로 얻으시고, 그리스도가 머리이신 그 교회를 통해 지금 만물을 회복하고 계십니다. 이 주제로 제가 누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경 본문: 개역 성경은 위 구절을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라고 번역했습니다. 그렇다면 신약 회복역(RcV)은 무슨 근거로 “머리이신 그리스도 아래”라는 말을 추가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조금 더 찾아보니, 헬라어 원문에서 이 동사는 ‘아나케프할라이오오(346)인데, 이것은 ‘위로’(up)의 ‘아나’(303)와 ‘머리를 때리다’라는 ‘켑 할라이오오’(2775)의 합성어였습니다. 따라서 원문 직역으로 유명한  <A Literal Translation of the Bible>(핸드릭슨 출판사), <Darby >, <NET Bible>은 모두 이것을 RcV처럼 “head up all things in Christ”라고 번역했습니다. 한국어 성경 중에는 공동 번역(모든 것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하나가 될 것)과 새 번역(그분을 머리로 하여 통일시키는 것)이 이러한 원문을 잘 살려서 번역한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님은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복종시키시고그리스도를 만물 위에 머리가 되게 하시어 교회에게 주셨습니다”(엡 1:22)는 말씀에 따르면, 위 ‘머리이신 그리스도’아래 만물을 통일시키는 과정은 크게 다음 두 단계를 거칩니다.

 

-교회의 머리: 첫째는 그리스도께서 먼저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단계입니다.  관련하여 성경은, “또한 그분은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 이것은 … 그분 자신께서 만물 가운데서 으뜸이 되시기 위한 이었습니다”(골 1:18, 엡 5:23)라고 말씀합니다.

 

소위 교회가 ‘하나의 통일체’가 되는 길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는 로마 천주교처럼 교황을 정점으로 전 세계 조직 구성원들을 촘촘히 조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하나는 교회의 유일한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무시하고, 사람인 교황이 그리스도를 대치하여 머리가 된 경우로서 하나님의 눈에 가증한 것입니다. 오늘 새벽에도 문득 잠이 깨어 이 주제를 묵상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을 원하자

 

여호와께서 “그들이 …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라”(삼상 8:7)고 말씀하신 것이 생각났습니다.

 

 번째는 에스겔 37장의 마른 뼈들이 큰 군대로 일어선 것처럼(1-10절), 각 사람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붙들 때 그분에게서 나온 신성한 전달의 결과로 하나의 통일체가 되는 것입니다(골 2:19상). 즉 아래 말씀들처럼, 교회인 우리가 머리로부터 공급을 받고, 그 머리 아래 제한받으며 살 때 얻어지는 하나입니다. 한편 이러한 신성한 ‘공급’과 ‘제한받음’은 우리로 머리이신 그분에게까지 자라게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사람의 머리이시며(고전 11:3). “머리를 붙들지 않습니다. 온 몸은 … 머리로부터 풍성하게 공급을 받고 … 하나님께서 자라심으로 자라는 것입니다”(골 2:19). “오직 우리는 …모든 일에서 그리스도, 곧 머리이신  안으로 자라야 합니다(엡 4:15). “그분은 모든 통치와 권세의 머리이십니다”(골 2:10).

 

이처럼 교회 구성원들 모두 그리스도를 머리로 붙드는 생활을 할 때, 그분에게서 생명과 빛과 조화와 질서가 흘러들어와 우리 안에 있는 죽음과 어둠과 혼동과 무질서를 몰아냄으로써 마침내 교회인 우리는 그분의 머리 아래 통일되는 실재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삶이 없으면, 그는 참 교회 생활 안에 있지 않은 것입니다.

 

-만물의 머리: 한 성경 교사가 ‘ 모기가 사람을 무는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그의 이어지는 설명은 사람이 창조주 하나님께 복종하고 만물을 다스려야 함에도, 도리어 하나님께 배역하여 우주의 창조 질서를 깨뜨렸기에 모기도 권위를 거슬려 사람을 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우스갯소리 같은 이런 말이 현재 우주 안에 충만한 배역의 상태를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물이 머리이신 그리스도 아래 통일될 때 처음 창조 질서가 점차적으로 회복되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사 2:4),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며”(사 11:7-9), “산들과 언덕들이 … 노래를 발하고 들의 모든 나무가 손뼉을 칠 것이며”(사 55:12),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며 바다와 거기에 충만한 것이 외치고,…그 때 숲의 모든 나무들이 여호와 앞에서 즐거이 노래하게”(시 96:11-12) 될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그리스도의 머리 되심은 아직 교회 안에서도 충분히 성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도 바울은 “창조물이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기를” (집중하여 머리를 내밀고 바라보며)(아포카라도키아, 603) 기다리고 있다고 하고(롬 8:19), 또한 말 못 하는 “창조물이 허무한데 굴복하고”(롬 8:20) “탄식하며 (해산의) 고통을 받고”(쉬노디노, 4944)(22절) 있다고도 말합니다. 이것은 이 시간에도 진행되고 있는 엄연한 사실(fact)이지만, 세상의 어떤 학교나 어떤 과학 교재도 말해주지 않는 우주의 비밀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쁨을 따라 미리 목적하신 뜻인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머리이신 그리스도 아래 통일되게 하는 은 교회 시대와 장차 올 천년 왕국 시대 그리고 새 하늘 새 땅의 시대를 거친 후에는 완전히 성취될 것입니다. 이것은 특별히 사탄이 사람을 포함한 모든 창조물 안에 타락 시 넣어 준 죽음을 부활 생명을 통하여 제거하는 과정일 것입니다(히 2:14, 롬 5:12, 8:10, 6하, 11, 고전 15:20-28).

 

 

  예수 그리스도시여
당신은 참으로 교회의 머리시요 또한 만물의 머리이십니다!

당신의 교회를 통해  실재를 속히 얻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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