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 리서치’에 따르면(2018), 전 세계에서 공동 1위인 홍콩과 싱가포르(108)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로 아이큐가 높습니다(106). 한국 사람들 참 머리 좋습니다. 그러나 너나 할 것 없이 나이가 들면 점점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한 때는 저도 기억력이 꽤 괜찮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중학교 때 한 반이 60명이 넘었습니다. 그때는 아침마다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셨습니다. 한 번은 학교에서 귀가한 후 저녁에 방 안 윗목에 놓였던 이불에 기대어 그날 아침 장면을 회상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교실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오시는 모습이 눈에 선했고, 출석부를 펴서 1번부터 64번까지 부르시던 이름들이 하나씩 차례대로 생생하게 제 귀에 다시 들려졌습니다. 그 시절에는 이건 꼭 외워야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집중해서 듣거나 보았는데, 그럴 때마다 앞이마 쪽이 뜨뜻해지는 것을 느끼곤 했습니다.
온갖 기도와 간구를 통하여
구원의 투구와 그 영의 검을 받아들이십시오.
그 영은 하나님의 말씀이십니다(엡 6:17).
사람마다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꾸준히 유지하는 비결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건강한 믿음 생활을 위해서는 말씀과 기도가 필수입니다. 한 예로, 초기 교회 때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은 “사도들의 가르침(말씀)… 안에 꾸준히 머물고”, “기도하는 것을 꾸준히 계속하였습니다”(행 2:42). 그 당시 사도들도 음식 배분 때문에 교회 안에 문제가 생기자 이 일을 한 무리에게 전담하도록 안배한 후에, 자신들은 “기도하는 것과 말씀의 사역”에 집중했습니다(행 6:1-4). 그런데 기도 없이 말씀만 추구하면 지식만 늘어 교만하기 쉽고, 반대로 말씀의 기반은 부족한 채 기도에만 몰두해도 부작용이 있습니다. 따라서 제일 좋은 것은 말씀 자체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아침에 묵상한 위 구절은 이러한 ‘기도로 말씀 읽기’(pray-reading) 실행의 근거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영이 거듭난 후 이제 우리의 혼이 변화되는 과정이 절실히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말씀이 우리의 전 존재 특히 혼을 적시고 그 안의 옛 요소를 씻어내는 것이 필수입니다. 성경도 “이것은 곧 그리스도께서 말씀 안에 있는 씻는 물로 교회를 깨끗이 하여 거룩하게 하시려는 것이며(엡 5:26)”라고 하고, 또한 “영에 둔 생각”(롬 8:6 하)을 말합니다.
이런 것들을 실재화 하도록 말씀 자체로 기도하는 것이 좋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들어왔고 또 나름대로 실행하고 있지만, 더 강화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늘 있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주님 앞에 나아가 그분을 앙망하며 더 전진된 인도를 간구하는 과정에서, 한 신실한 성경 교사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는 “온갖 지혜를 사용하여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안에 풍성히 거하도록 하되(골 3:16)”라는 말씀을 구체화하는 길로 아래와 같이 주요 부분의 성경 본문 암송을 권했습니다.
“구원받은 후 처음 몇 년 동안 우리는 마땅히 성경을 잘 암송해 두어야 한다. 우리는 성경의 많은 부분들을 암송할 필요가 있다. 시편 23편, 91편, 마태복음 5장, 6장, 7장, 요한복음 15장, 누가복음 15장, 고린도전서 13장, 로마서 2장, 3장, 계시록 2장, 3장은 모두 외워야 한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아마도 하루에 몇십 절을 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억력이 나쁜 사람은 최소한 한 절은 외울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오 분, 십 분의 시간을 들여 한 절씩 잘 읽고서 한편으로는 상고하고 한편으로는 기억한다면 갈라디아서나 에베소서 같은 책은 육 개월이면 곧 다 외울 수 있다. 빌립보서는 사 개월이면 다 외울 수 있으며, 히브리서는 십 개월이면 다 외울 수 있다. 만약 조금만 시간을 들인다면, 요한복음 같은 책은 십팔 개월이면 다 외울 수 있다. 만약 청년 형제자매들이 성경을 잘 읽고 최소한 한 절씩 외운다면 신약 가운데 중요한 성경은 사 년간이면 모두 외울 수 있다. 이것은 기억력이 비교적 좋지 않은 사람을 기준으로 하여 말한 것이다”(WN 전집, 제3집 제7권, 84-85쪽).
그는 이어서 “성경을 외우는 것은 단지 성경을 외우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계시를 얻기 위해서 예비하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성경을 기억하는 데 익숙해 있고 많이 기억하고 있다면 계시와 빛 비췸을 얻기가 쉬우며, 성령으로 하여금 영 안에서 많이 말씀하실 수 있게 한다(85쪽)”고 말합니다. 성경 본문이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면, 주님께서 그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빛과 계시를 주시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쉽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런 권면을 받아들여서 말씀을 암송하는 실행을 한 지 약 한 달이 지났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눈을 뜨자마자 어제 외웠던 에베소서 2장 10절 말씀 내용을 따라, “오 주님, 우리를 하나님의 걸작품으로 만드셔서 감사합니다. 선한 일들을 위하여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하셨으니, 오늘도 그 일을 행하는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이런 기도는 만일 말씀을 암송하지 않았다면 제가 말해낼 수 없는 어휘들입니다.
아무튼 이런 기도를 할 때 우리의 존재 가치가 귀함이 더 느껴지고, 하나님께서 생각하시는 “선한 일들”은 과연 무엇인지 진리를 더 추구하고 싶은 갈망이 일어났습니다. 또한 말씀을 암송해도 그 다음날 까맣게 잊게 되고, 그래도 또 암송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생각을 영에 두는” 실제적인 체험도 하게 되었습니다.
오 주님, 온갖 기도와 간구를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인 그 영을 받아들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