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74회 -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의 본질
에세이
청지기 , 2022-03-18 , 조회수 (295) , 추천 (0) , 스크랩 (0)


  한국 교계가 성도들에게 늘 강조해 온 것 중에 ‘주일 성수’가 있습니다. 즉 어떤 일이 있어도 최소한 주일에는 예배당에 와서 예배드려야 하고, 만일 이것을 어기면 주님 앞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입니다. 관련하여 모 신학교 교장이었던 유명한 신학자가, 주일에 미국으로 돌아가는 어떤 선교사 가정을 배웅하려고 택시 타고 부두까지 갔다가, 현지 사정으로 늦어져 선상에서 약식 예배를 드린 것이 주일 성수를 범한 것이 되어 교장직을 물러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다소 율법적인 주일 성수 강조가 주일 예배는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한 것은 나름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 자체가 아침에 묵상한 아래 본문처럼, 성도들을 “참된 경배자들”이 되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참된 경배자들이 영 안에서 진실함으로 아버지께 경배할 때가 오고 있는데, …

하나님은 영이시니, 경배하는 사람들은 영 안에서 진실함으로 경배해야 합니다(요 4:23-24).

 

 

  위 말씀을 묵상할 때, “참된 경배자들이라는 말이 제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즉 이것은 어떤 경배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참되지 않음을 암시합니다. 문맥을 볼 때, 그리심 산에서의 경배, 심지어 그 당시의 예루살렘에서의 경배도 참된 경배가 아니었습니다(히 10:8). 그러다 보니 아버지께서 찾으시는 그 참된 경배자가 되고 싶고, 최소한 그것에 대한 바른 개념이라도 알고 싶은 갈망이 제 안에 생겼습니다.

 

  통상적으로는 경배(예배)는 주일에 예배당 가서 드리는 의식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검색을 해 본 결과, 위 본문의 참된 경배는 특정 장소와 특정 날에 드리는 예배만이 아니라, 오히려 매일의 삶이 경배가 되는 것을 포함한다는 (개혁) 신학자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경배를 위해 함께 모이거나 혹은 우리의 일상의 삶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참된 경배의 필요조건은 과연 무엇인지를 알 필요가 생깁니다.

 

  관련하여, 주님은 위 본문에서 이러한 아버지께서 찾으시는 참된 경배의 조건으로, 1) 영 안에서, 2) 진실함으로(‘신령과 진정으로’(개역 성경), ‘영과 진리로’(개정 개역)) 하는 경배를 말씀하셨습니다.

 

영 안에서(in spirit)대부분의 설교자들은  여기서의 ‘영’을 성령으로 해석합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영어 성경은 ‘영 안에서’를 소문자로 spirit을 써서 이것이 우리 사람의 영(하나님의 영과 연합된)을 가리킴을 암시했습니다. 즉 거듭난 사람의 영이 구약의 ‘예루살렘’ 혹은 지성소에 해당하는 유일한 경배 장소인 셈입니다(신 12:5-6, 엡 2:22).

 

  참고로 저명한 신약 학자인 엘리코트는 위 본문 주석에서, “인간의 본성과 신성한 본성의 연결고리는 성령의 전(고전 6:19)인 사람의 영 안에 있다(The link between human nature and the divine is in the human spirit, which is the shrine of the Holy Spirit(1 Cor. 6:19). 그러므로 하나님을 향한 모든 참된 접근은 (사람의) 영 안에서 있어야만 한다(롬 1:9, 엡 6:18).”고 말합니다.

 

  사도 바울도 “나의 영 안에서 (경배하여) 섬기는 하나님”(롬 1:9)이라고 하여, 기도와 복음 전파 등 자신이

주님을 섬기는 모든 활동이 자신의 영 안에서 비롯되었고, 그런 활동 자체가 경배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복역 성경 각주는, “바울은 혼 안에서 혼의 힘과 능력으로 섬기지 않고, 자신의 거듭난 영 안에서 내주하시는 그리스도, 즉 생명 주시는 영으로 하나님을 섬겼다(각주 1).”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실함으로(truthfulness)위 엘리코트는 이것을 “우리가 경배하는 하나님의 본성과 조화됨 안에서(“in truth” is in harmony with the nature of God whom we worship)라고 주석했습니다. 이것이 맞다면, 우리가 삶 속에서 혹은 집회에 와서 하는 모든 기도와 찬양과 말씀 선포와 심지어 여러 생각과 결정들은 하나님의 본성에서 비롯되고, 그것이 우리 혼으로 흘러들어와 우리 몸으로 표현된 것이어야 참된 경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배 안에서 “내가(맏아들) 교회 가운데서 주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겠습니다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성취될 수 있고(히 2:12), 그 모임에 외부인들이 들어오면 “참으로 하나님께서 여러분 가운데 계신다.”고 담대히 선포할 수 있을 것입니다(고전 14:25). 오 주님, 저의 남은 매일의 삶과 제가 속한 모임이 그리고 온 땅 각지에 있는 교회가 이러한 참된 경배의 실재 안에서 발견되게 하옵소서!

 

 

 주님아버지께서 찾으시는 참된 경배자들을

우리 중에서 발견하실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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