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수장로교회의 정체성 위기
성경진리토론방
, 2003-02-21 , 조회수 (341) , 추천 (0) , 스크랩 (0)

출처: http://www.kidokkyobo.com/board_file/main.php3?bName=kdkbn_free&mode=read&pNum=1&ch_num=104

이0호  127 2003-02-10 23:51:38

 
  (진리수호타임지에서 옮긴 글) 

개혁주의측은 유감스럽게도 복음주의에 밀려


해방 후 한국기독교 보수진영은 복음주의측과 개혁주의측으로 양분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에 이른 지금 그 결과는 복음주의측의 우세로 나타났다. 복음주의측은, 팀 미션의 생명의말씀사·극동방송, CCC와 IVF를 비롯한 캠퍼스선교단체들, 빌리그레이엄 전도대회,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두란노 책 출판·세미나, 대형교회들을 통해 보수계통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개혁주의측은 유감스럽게도 한국개혁주의신행협회를 제외하고는 전선의 연대를 형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마저도 지금 유명무실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복음주의 측의 약진에 치어 자신의 개혁신앙정체성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그러니까 한국보수장로교회는 역사적 개혁신앙을 제대로 경험·발휘해보지도 못하고 안방을 복음주의에게 내준 꼴이 된 것이다. 이제는 개혁주의, 칼빈주의란 말까지 잊어먹고 있을 정도요, 그걸 뇌리에 남겨놓은 일부도 드러내놓고 쓰기를 주저하는 실정이다.

분명 한국보수장로교회는 지금 정체성 위기를 맞고 있다. 장로교회란 간판만 남고 속은 복음주의로 거의 채색되었다. 절대예정을 주장하다간 자칫 운명론에 빠지기 쉬우니 예지예정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검토해봐야 하며 칼빈주의적 알미니안주의나 알미니안주의적 칼빈주의로 가야한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총회의 지도자가 있는가하면, 총신대와 총신대신대원을 7년이나 다닌 40대 초의 목사가 칼빈주의는 학창시절 강의 하나로 끝났고 목회현장에 나온 뒤로는 교회성장밖에는 다른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는 걸 들으면서 위기의식을 느꼈다면 과민한 탓일까.

지금 한국인들은 소신과 원칙이 명분윤리에 그치던 무망의 과거를 청산하고 당당히 실천윤리로 등장한 감격에 젖어있다. 학교에서 배운 이상이 현실에서는 어디까지나 꿈에 그쳤던 좌절감을 더 이상 겪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맞아 비전어리들이 환호하고 있다. 가히 열린 다면적 커뮤니케이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때 개혁주의적으로 목회해서는 교회가 성장하지 않는다, 교회성장을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라도 불사하겠다는 사고를 계속 고집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냐. 그러려면 차라리 개혁주의의 맹점을 지적, 가격하고 장로교회의 간판을 내려라.

우리가 개혁주의의 깃발을 높이 올리자고 외치는 이유는, 첫째로 기독교 신학 중에 개혁주의가 단연 최고이기 때문이다. 성경과 교부들의 가르침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고 역사적 실험에서 그 효능의 탁월함이 이미 나타났다. 둘째는 한국장로교회가 제네바, 네덜란드, 스코틀랜드, 미국의 뉴잉글랜드를 이어 개혁주의의 다섯 번째 주자로 선정되었다는 역사적 의미 때문이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한국이 개혁주의 마켓쉐어에서 제일 앞장서있다는 뜻깊은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명품을 가지고도 명품인줄 몰라 골동품 취급하며 뒷방에 처박아두곤 새것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어리석음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진품보다 유사품에 마음이 팔려 박리다매로 돈 벌겠다는 건 '좁은 문' 도(徒)의 취할 도리가 아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