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한창 깊어질 이 무렵, 시월하순이면
단풍구경을 꼭 한번 다녀와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깁니다.
가능하면 1박2일정도로 자연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오고 싶습니다.
늘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둘러싸인 도시 아파트에서만 지내며, 정서적으로 매말라갈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꼭 기회를 붙잡고 싶습니다.
하루하루가 흐르며, 그 곱디곱던 단풍잎들도 색이바래고 듬성듬성 떨어져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은 더 조급해집니다.
이번주말에는, 교회집회를 빠지고라도 가족들과 한번 다녀오려고 숙소를 알아봤는데 가고 싶은 곳은 다 예약이 끝나버렸습니다.
아쉬움을 삼키고 있는데 문득, 그럼 월요일 오전근무를 빼고 일요일오후부터 월요일오전까지 다녀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저의 월요일 오전근무를 빼는 것은 할 만한데, 그러면 큰아이 학교를 하루 빠져야 하는게 문제입니다.
단풍구경가려고 아이 학교를 하루 빠지게 한다고??
학교를 우습게 생각하냐? 학교에 개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데??
그러고 보니, 저희 학교다닐 때는, 크게 아프지 않고서는 학교빠지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개근상을 모범상보다 알아주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는 언제부터인가 다른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학교제도에 불신을 갖게 됐습니다.
지금의 학교문화는 아이들을 바르게 교육시켜주는 공간이라기보다,
아이들을 타락시키는 공간이 되어버린 듯, 너무 위험해 보이기만 합니다.
학교가 아이의 교육을 맡기고 믿고 존중하고 의탁할 공간이 아니라, 그곳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고 보호해야만 할 위험한 곳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저는 학교제도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버렸습니다.
자녀의 교육에 대해 첫째는 가정이며, 둘째는 교회이며, 학교는 셋째로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가 학교보다도 부모님과 가정과 교회에 더 큰 신뢰와 권위를 느끼기를 바랍니다.
부모의 교육방침에 따라 학교는 하루 쉴 수도 있다고 아이가 느끼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교가 전적으로 아이의 교육을 의탁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본래의 그런 곳이었다면, 학교의 권위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을 테지만, 지금의 학교는 현실적으로 그렇지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급격히 악화되어가는 학교문화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주기 위해, 중학교무렵에는 홈스쿨링을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아이의 학교 하루 빠지는 것보다, 가족단풍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단풍여행이라고 하니, 놀러간다는 느낌이 드는데, 놀러간다기보다 자연이 가장 깊이 무르익고 영글었을 때, 그 숙성된 자연의 기를 느끼고 호흡하고 받아들이러 간다고 표현하고 싶네요.
깊은 가을의 정취에 흠뻑 젖어있을 숲속에 있는 통나무집에서, 자연에 안기어 자연을 마시며 가족과 함께 보낼 하룻밤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마치 엄마젖이 영글어 살짝 누르기만 해도 뿜어나올 것같은 자연의 젖을 먹으러요.^^
그런데 거기서까지 핸드폰게임한다고 떼쓰면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