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기억하게 하소서.
나눔방
, 2006-10-29 , 조회수 (2298) , 추천 (0) , 스크랩 (0)

오랜만에 오클랜드에서 남편과 함께 맞는 주일아침입니다.

집회에 참석하고 반가운 형제 자매님들을 만날 생각에 일찍 일어났습니다.

오늘 한국으로 떠나는 손님을 공항으로 배웅하고 집회에 참석하려면 바쁠 테니

더욱 서둘러야 했습니다.

파이와 씨리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남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공항까지 40분이 걸렸습니다.

작별인사를 나누고 다시 북쪽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바쁜 마음에 열심히 추월까지 하였지만 2시간 40분이 걸렸습니다.



팡가레이에서 한국어 지체들이 모인다고 하였으니 아보카도 농장을 하는

형제님댁이 틀림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1분이라도 빨리 도착하고 싶어 울퉁불퉁 돌길까지 속도를 내자 차가 요동을 쳤습니다.

그렇게 농장에 들어서는데 “어머나, 이게 무슨 일이고?”

닫혀 진 입구 문은 굵은 자물쇠로 채여 있지 않겠습니까.

할 말을 잊고 차를 세웠습니다.

핸드폰도 없으니 지체들과 연락도 할 수 없고 기가 막혔습니다.



집회 장소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일과 핸드폰을 챙기지 않은 일을

아무리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적막한 벌판에서 남편과 할 일없이 1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찬양을 하겠지. 지금은 떡을 떼겠지. 이제는 신언을 시작하겠구나.’

‘아~ 정말 집회 가운데 앉아 있고 싶다.’

‘천년 왕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세상으로 내쳐진 맛이 이런 것일까?‘

주님의 이름이 자꾸 불러졌습니다.

오~ 주 예수여~.



결국 지체를 만나지 못하고 비가 퍼붓는 길을 돌아오자니

몸을 가누기 힘든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 왔습니다.

그러나 희미하게나마 한 줄기 빛 비춤이 있었습니다.

정확한 진리의 빛비춤과 생명이 없이 허둥대며 바쁘게 하는 교회생활.

이건 아무리 달려도 헛고생이란 것을요.



주님, 어찌하든 바른 길로 우리를 인도하여 주시고

대충이나 대강에서 저를 구원하여 주소서.

그리고 오늘 맞은 이 매를 오랫동안 잘 기억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