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겠습니다.
나눔방
, 2006-09-17 , 조회수 (2388) , 추천 (0) , 스크랩 (0)

집 떠나 외국인 집에서 홈스테이(학숙)이나 자취를 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종종 베푸는 선심은 참 싸고도 쉬운 것입니다.

“우리 집에 와서 된장국에 김치하고 밥 먹어라.”입니다.

외국인 집에서 먹을 수도 만들 수도 없는 된장국과 김치가

유학생들에게는 입맛 당기는 반찬인 동시에

내 나라, 내 고향 그리고 그리운 부모 형제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기에

김치에 된장국은 제가 애용하는 주 메뉴입니다.



쌀뜨물에 된장 풀고 멸치가루에 고기 몇 점 넣고 끓이다가

양파와 두부 썰어 넣고 다시 끓이고

먹기 직전 마늘, 고추, 파 등 텃밭에 있는 야채로 마지막 맛을 내는

된장국 한 냄비 부글부글 끓여서,

“고생이 많제?, 많이 무거라(먹어라)...맛있제?...”

사투리에 우스갯소리까지 함께 얹어 주면

먹다가 웃다가 하면서 더 맛있어 합니다.



오늘은 좀 멀리 사는 형제를 불렀더니

현관을 들어서며 “자매님, 저는 항상 빈손으로 안 옵니다.”

그리고는 옆에 서있는 대학생을 소개합니다.

하도 외롭다기에 데리고 왔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 형제는 처음 보는 학생들을 대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손은 항상 거의 빈손이고요.^^)

그러나 그것은 제가 원하는 바입니다.

된장국 한 그릇이 잘하면 복음이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오늘도 된장국의 위력은 그 냄새만큼이나  강했습니다.

“된장국이 정말 먹고 싶었는데 정말 잘 먹었습니다.”

몇 번이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학생에게

“우리 집은 항상 열려 있으니까 언제든지 와요. 냉장고에 된장은 항상 있으니...

그리고  교회생활하면 이렇게 자주 모이고 자주 먹고 너무 좋습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아들 녀석 친구가 왔습니다.

주말이면 자고 가기도 하고 주일 집회 마치고 저녁밥까지 자주 먹고 가는 아이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먹는 한국 밥이니 항상 정신없이 맛있게 먹습니다.

된장국 끓여서 밥도 먹이고 요즘은 기회 있을 때마다 교회와 주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수학과 과학에 뛰어난 그 아이는 말씀에 관한 것에도 이해력이 우수합니다.

하루는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홈스테이 주인 따라 몇 군데의 교회에 다녀 보았는데 그 중에

우리 교회가 참 올바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아직은 어린 중3이지만 그 아이의 분별력이 참으로 뛰어납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는 이럽니다.

“저 형 내년에 졸업하고 나면 저를 홈스테이로 받아 주시면 안 되나요?”

‘저 형’이란 올해 초부터 저희 집에서 하숙을 하고 있는 대학생 형제를 말합니다.

“내가 얼마나 잔소리 심한데...” - “괜찮습니다!”

된장국을 더 자주 먹고 싶은 가 봅니다.^^

 

 

하여간 하숙을 하든, 차를 태워 주든, 밥 한 끼를 해 주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이 모든 것이

부모 떠나 어렵게 생활하는 아이들의 작은 위로나 보호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것이 주 예수로부터 퍼져 나온 생명과 사랑의 씨가 되어

주님이 기뻐하실 좋은 열매가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