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해졌습니다.
나눔방
, 2006-07-24 , 조회수 (2356) , 추천 (0) , 스크랩 (0)

 또 텃밭 이야기입니다.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여러 조언을 종합하여 이번에 새로 일군 텃밭은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이랑을 만들어 배수가 잘 되도록 하고 거름을 충분히 하였더니

붉은 색 찰흙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워졌습니다.

제가 주거하는 주변 토양은 비가 안 오면 딱딱한 돌 같은 찰흙이 됩니다.

비가 오면 질퍽한 찰흙이 되고요.

그래서 화단이나 텃밭을 가꾸는 일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토양도 적당한 거름과 정성이 들어가니 부드럽게 변하여

야채를 쑥쑥 키워내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한 달 전 야채 모종을 심을 때는 아침마다 하얀 서리가 내리는 날씨였습니다.

그래서 괜한 수고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봄까지 기다리기엔 그 땅이 너무 아까워

파, 배추, 상치, 청경채, 쑥갓을 가지런히 심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어디를 다녀와서 한 달 만에 자란 야채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배추와 상치는 어른 손바닥만 하고요 쑥갓은 말도 못하게 무성해진 것입니다.

여름날에도 이 같은 수확을 가져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고 세상에 우째 이런 일이 다 있노!”

비행기 멀미가 채 가시기도 전에 야채를 뜯으면서 “아이고 참 신기하다.”

수북하게 거둬진 야채를 지체들에게 나눠 줄때도 “참 신기하지예.”

그 야채로 고기쌈을 해 먹으면서도 “참말로 신기하다이.”



그렇게 감탄을 연발하면서..

주님 감사합니다. 우리도 변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의 강하고 특이한 기질이 다룸 받아 부드럽게 되는 날.

그 날엔 당신의 생명이 자유로이 꽃이 피고 열매 맺음이 풍성할 것임을 믿습니다.

주님 더 빛 비춰 주소서.

교회 건축을 방해하는 숨겨진 기질들을 더 보게 하소서.

보게 된 기질은 미워하게 하소서.

변명하거나 감추려 하지 않게 하소서.

낱낱이 못 박게 하소서.

그리하여 내가 아니요 그리스도.

주님 당신만이 나타나게 하소서.

아멘..



야채 한 잎 한 잎을 씻으며 이런 기도가 간절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