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야기(4)
나눔방
, 2006-04-30 , 조회수 (2342) , 추천 (0) , 스크랩 (0)

 

 

제가 사는 동네 큰 길 건너편에 상가, 은행 등의 건물이 많습니다.

그리고 곧 남반구에서 제일 큰 쇼핑몰이 될 건물이 공사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노스쇼어 카운설(시청)이 새로 지어질 자리엔 초장마냥  아직 넓은 공간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 키 큰 소나무가 세 그루가 서 있습니다.

그 소나무 밑엔 솔잎과 솔방울이 얼마나 많이 깔리는지 그 곳을 지나갈 때마다

‘이거 모아다가 불 지피면 참 잘 타겠다.’ 라고 중얼거립니다.

그리고 어릴 적 일들이 항상 생각납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저희 집 부엌엔 연탄아궁이와 불 지피는 아궁이가 

나란히 있었습니다.

커다란 무쇠 솥이 걸쳐진 아궁이에 불을 지퍼 겨울이면 물을 데우거나

명절이 되면 솥뚜껑을 뒤집어 고추전, 호박전, 해물전 등을 지지기도 하였습니다.

겨울날 찬물에 걸레를 빨고 나서 무쇠 솥뚜껑에 손을 녹이면 얼마나 따뜻했는지.

그래서 저는 어머니나 언니들의 잔심부름을 하면서

그 무쇠 솥에 불을 지피는 것을 좋아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엔 땔감이 넉넉지 않았습니다.

나무(솔갈비-사투리?)를 해다 파는 사람도 있었지만 우리는 식구들이 땔감을 해왔습니다.

나뭇가지, 솔방울, 솔잎(솔갈비), 마른 갈대 등을요.

그러나 항상 땔감은 부족했고 제가 불 앞에 앉으면

“아껴서 때워라.”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틈이 나면 바구니와 갈비대(갈고리?)를 들고 앞산을 가곤했습니다.

갈비대에 솔잎을 긁어모으는 것도 참 재미있었고

나무를 해오면 어른들의 칭찬을 받는 즐거움까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번은 산 주인이 나타나서 호통을 치며 바구니와 갈비대를 빼앗아 가버렸습니다.

얼마나 무섭고 서럽던지 집에 돌아오는 내내 다리를 후들거리며 울었습니다.

그 이후로 다시는 나무를 하러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시집을 오니 제 시아버님도 산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은 물었습니다.

“아버님, 혹시 우리 산에 나무하러 오는 사람이 있습니까?” - “아주 가끔씩...”

“그러면 아버님은 어떻게 하십니까?” - “그냥 둔다. 요즘 세상에...”

“아~ 예.. 아버님은 마음씨 좋은 산주인이시네요.” - “야가, 싱겁기는...”^^



아련하게 지난 일들인데 요즘 들어 석유값이 이토록 계속 오르고 있으니

어쩌면 다시 나무하러 산에 가는 세상이 다시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시가 동네에 집집마다 석유보일러 옆에 연탄아궁이가 새로 생긴 것 처럼요.

날씨는 점점 추워져가고 석유값, 물가, 세금까지 올린다고 하니 마음이 움추려 듭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는 hot water bag(뜨거운 물주머니)을 사다가

식구대로 하나씩 주면서 이번 겨울엔 이걸 주로 애용하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래도록 따뜻함이 유지되도록 물주머니 덮개를 만드느라

옛날 실력 발휘하여 틈틈이 뜨개질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을 때 이 고무 물주머니는 병원에서나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이 곳 뉴질랜드에서는 가정 침대 보온용 내지 휴대용 난로로 널리 사용되고 있네요.

저 지금도 뜨거운 물주머니 안고 컴 앞에 앉아 있습니다.

에너지도 아끼면서 따뜻한 것이 참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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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스쇼어 교회는 이번 주부터 ‘주님의 오심’의 메시지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개요에 우리는 반드시 그리스도의 오심과

이 시대의 종결에 대한 징조를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토록 석유값이 오르고 석유로 인하여 전쟁에 전쟁이 이어지는 이 세태 또한

아마도 주님의 오심의 한 징조일 것 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어지럽고 힘들지라도 모쪼록 우린 항상 주님의 오심을 예비하여

깨어 있는 사람들이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