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클랜드는 여름 햇빛이 쨍쨍하고요.
매미소리가 하도 시끄러워 짜증이 날 지경입니다.
그리고 그제 저녁 방학 기간 동안 이 곳을 방문한 아이 둘을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토록 도와주는 것을 끝으로 올 여름 분주한 일들은
정말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일상적인 제 생활로 돌아온 것이 참 편안하게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여유를 가지고 뉴질랜드 이야기를 하나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 곳 사람들은 이웃간에도 참 신사적(?)이다 라는 표현을 해 봅니다.
우리네 동네에서 간혹 볼 수 있는 언성 높인 이웃간의 다툼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이 곳은 이웃과 담 사이로 살면서 전혀 문제 발생이 없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 사는 곳에 문제가 없을 수 없습니다.
다만 문제해결 방법이 우리와 사뭇 다르다는 것 입니다.
이웃집에서 비명소리가 나면 우린 먼저 무슨 일인가 살피고
육박전 싸움이 발생했다면 때론 말리기도 하고 한쪽 편을 들다가
괜한 어려움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곳 사람들은 전화 신고가 먼저 입니다.
앞집에서 뒤뜰에다 쓰레기를 쌓아두어 내 집 앞 정경이 영 아니다 싶어도
카운설(시청 또는 구청 같은 행정기관)에 신고를 합니다.
옆집에서 자동차 바퀴자국을 남겨 내 집 앞 잔디밭이 망가져서 속이 상하다.
그런 것도 신고를 합니다.
즉 불편함이나 문제 거리가 발생하면 모든 상황을 보고하고 해결을 요청합니다.
그래서 이웃과 얼굴을 붉히며 서로 아웅거리는 일을 삼가 합니다.
행정기간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와서 상황을 살피고 일을 처리함에 소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문제 발생 요인 측에 경고나 명령 혹은 배상금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줍니다.
그런 후 이웃간에 만나면 속마음은 어떠하든 미소 짓고
Hello! 혹은 Hi! 라고 인사를 합니다.
그러나 신사적인 것도 좋지만 보호자 없이 어린 아이들끼리 집에 있는 것을 보아도
신고를 하는 이 곳 사람들을 보면 참 무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부모가 일 나가고 아이들만 있다 싶으면 불러다 먹는 것 챙겨주고
내 아이와 함께 돌보아 주기까지 하는 우리네 정서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한 면으로는 문제발생시는 법에 근거하여 정당한 해결을 받고자 하는
모습이 또한 나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서로의 잘못을 지적하고 서로에게 요구가 있을 때는
쉽게 감정에 북받치고 예상치 못한 언쟁으로 치닫기 십상이고
그러고도 문제는 해결치 못하고 상처 뿐 인 싸움질만 있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일들도 이같이 해결하는 자가 되고 싶습니다.
배우자의 어떠함이 못 마땅하여 심기를 불편케 할 때도
일단은 먼저 주님께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자였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로 인하여 속을 끓일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체나 이웃간의 일들을 주님 앞에 가져가기란 그나마 좀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제일 얼굴을 붉혀서는 안 될 가족에게는 문제발생 즉시
이건 이러하고 저건 저러하다는 자신의 판단을 가지고 손살같이 해결을 보려고 하는
제 자신을 볼 때마다 통회함이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얼른 주님께 일일이 고하고 ,
내가 아니요 주님이 해결해 주시기를 요청하고,
주님이 내려주시는 조치를 세밀히 들을 줄 알고,
또 그대로 응하는 자가 되기를 간구합니다.
주님, 저에게 그러한 지혜를 주시옵소서.
당신을 더욱 신뢰하며 의지하게 하시옵소서.
어떤 일에도 당신과 접촉하며 당신으로 인하여 보호받고
당신으로 인하여 안식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