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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4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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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의 신혼을 다른 지방에서 시작하게 되면서...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다...
내 생에 헌신은...... 이때 다 했다...ㅎㅎㅎ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 채... 다만 내가 아는 것은 ...
미치도록 좋았다는 것이다...주님이...
증오와......미움이......사랑으로 변하여.....주님은...당신 자신을 열어 보여 주셨다...
아니.....내가 온 존재를 그분께 열었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그랬다.......
그분은 기다리고 계셨나 보다....
자신을 열어 주기를 .....그분은 그렇게 인내하시며...나에게 은혜로 다가 오셨다....
큰언니는 시집가고, 작은 오빠는 군대가고, 큰오빠와 작은 언니 역시 훈련받으러 갔다.
또 혼자 남았다...
난 혼자있어야 하는 운명이었나.....
지금도 우리집에 사람이 없으면 난 싫다.....
시끄럽고 정신 없는 집이 사는 것 같다....
아이들이 놀 때 치우지 않는다....어떻게 하면 저 아이들이 더 재미있어 할 까 생각한다....
난 간절히 기도했었다.... 아이때의 마음을 잊지않게 해달라고....
그 기도를 들으신 것이 분명하다....
지금도 철이 없는 것 보면.....
천주교재단의 고등학교를 다녔다...
입시에 고달픈 시절... 내주위엔 참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쉬는 시간이 다가올 때면 여기저기서 전달되어 오는 쪽지들.....
모두 복음을 전한 아이들이었다... 그들이 다니는 교회의 주보는 다 내 손을 거처 갔다...
아마 그때 가장 많이 적어 준 내용이 열두 광주리에 담긴 글들이었던 것 같다...
점심시간이 되면 벤취에 모여 기도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고민을 들어 주고....
그런데....또 나를 깊어 지게 하시려고.....
그분은 나에게 친구어머니를 붙이셨다.....
아주 예쁜 자매친구가 있었다... 남학생들이 많이 쫓아 다녔다...
자매가 집회에 자꾸 빠져서 전화를 했었다...나름대로 돌보니라고...
아주 늦은 밤.....자매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혼자사는 집으로.... 엄마가 광신이니 딸도 광신이라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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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난 주님께 이별을 고했다...
그러기를 이틀도 지나지 않아 ...한 친구가 이야기를 좀 하잖다...
난 친구들을 피해 다녔다...이별을 고한 마당에 그들에게 할 말이 없었다...
학교 가기가 죽기 보다 싫었다.... 얼마나 많은 원망이 나에게서 나왔는지....
고3 ...새벽마다 도시락을 두개씩 싸며 왜냐고...무엇때문이냐고...많이도 대들었다.
영혜가 이야기를 좀 하잖다... 피했다...
다음날도 ...다음날도....
그러기를 3일...오지 않았다...
내친구가...그토록 이야기 좀 하자던 영혜가...
싸늘히 식어 돌아 왔다.....
밤11시가 되어 제일 뒤에 앉아 공부하던 나만을...
뒤돌아 책상에 머리를 눕힌채 빤히 쳐다만 보던 친구....
그아이가 죽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왜...
왜...나에게...
무서웠다...견딜 수 없었다...
그러나 말할 곳이 없었다...
집에 돌아가도 아무도 없는 불꺼진 방....
그렇게 약을 먹기 시작했다...
잠이 들고 싶어서...무서워서...날 원망하는 그 얼굴이 생각나서....
그런데 난 역시 질긴 생명줄을 타고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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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달픈 나에게 대학은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한창 학생 운동을 하고 있는 선배들과 친구들...
밥을 해주기 시작했다...열심히...아주...
아무 생각 없이 피할 곳이 필요했기에....
입학한 지 채 한달도 안된 어느날....
나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