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연기만 쐬이고...
나눔방
, 2004-07-29 , 조회수 (1509) , 추천 (0) , 스크랩 (0)
저의 친정 아버님께서는
자식은 겉으로 이뻐하면
버릇만 없어진다시며

자식은 이뻐하려면
속으로 이뻐해야 한다 하셨거든요...

그러시면서도
저는 지금이나 그때나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시며
늘 이뻐해주십니다.


그런 친정 아버님을 닮아서인지
겉 표현은 항상 '못난이' '바보' '돼지'
그렇게 부르지만...

아이들을 보면 내 아이건 남의 아이건
정말 어쩜 그렇게 이쁜지 모르겠습니다.

학원을 처음 낼때... 학훈을 하나 만들었는데..
두번째 항목은
'모든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사랑하겠다고
주님께 약속을 드린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아이는 학습능력은 좀 부족해도
결석한번 안해서 이쁘고

어떤 녀석은 엄청 까불고 말도 안듣지만
저를 하나도 안 무서워하고
저랑 맨날 맞 먹어서^^ 이쁘고...

어떤 아이는 가르쳐 주기가 무섭게
이해도 잘하고 외우기도 잘해서 이쁘고...

이 아인 이래서 이쁘고
저 아인 저래서 이쁘고...

한 아이도 온전하게 다 잘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그래서 따져보면
또 한가지도 못하는 아이도 없더군요....


그 중 학원비도 안내면서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 듣는 아이가 하나있습니다.

저는 그 아이가 제 앞을 지나가기만 해도
행복해집니다.
그래서 괜시리 시비^^를 걸기도 하구요...

그 아이가 이번 학기에
자기 학교에서 영어 성적은 단독 일등을 했다며
제게 무지 자랑을 늘어 놓더군요...

그래서 제가 한마디 했죠..
학원비도 안내는 것이
어떻게 영어를 잘했는지 모르겠다구요...

그랬더니
대답이 걸작입니다.
'누가 불고기집 앞에서 연기만 쏘이고
돈을 내냐는군요.. 허~~~'

엄마는 맨날 바쁘다면서
다른 아이들이 질문하면 다 들어주고
설명해주면서 자기한테는 안 그런다나요???^^

정말 할 말이 없더라구요...
사실이걸랑요...
뭐라도 물어보면 기껏해야
'사전 찾아봐...'가 전부였으니까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말을 잘해요??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옵니다.

연기 쏘인 김에 올 여름은 좀 더 볶아 주기로 했습니다.
학원 아이 중에 중학생인데도
영자 신문도 잘읽고 꽤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함께 묶어서 단어도 많이 외우게 하고
이것 저것을 시켰더니..

이 말 잘듣는 학원생이 한마디 하네요..
연기에 질식해 죽겠다나요???

군교육청에서 개최한 영어캠프를 떠나면서
'엄마 나 말 잘듣죠??  착한 아들이죠??'하며
애교를 떱니다.

'그래 울 아들 진짜 착하고 이쁘다... 고마워..
근데.. 진짜 제일 착한 건 하나님을 많이 많이
사랑하는 것이 제일 착한 거다..
울 아들들이 하나님을 정말 많이 사랑하면
엄마는 무지 무지 행복할거야...
아멘??'

'아멘!!'

아이들에게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어요...

한때 세상 욕심따라 한국에서 최고 대학이라는데도
보내고 싶었고...

교회 안에서도 잘자라 훈련이라도 가주면
내목과 어깨를 좀 뻣뻣하게 하고 다녔을지도 모르지만요...

그동안 큰 아이를 키우며 보낸 세월 덕에
제 마음이 많이 가난해졌습니다.

이제는 보통대학이라도 좋습니다.
그리고 훈련을 안가도 좋습니다.
그저
몸 안의 한지체로서 주님께 일생을 헌신한자로
그리스도와 교회에 모든 것을 허비하는 삶을
살아주면 좋겠다 싶어...

아이들에겐 말 한마디 못하고
그저 내 기도를 듣고 계실 주님께만
기도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