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내가 그분을 사랑하는 이유...
나눔방
, 2003-11-27 , 조회수 (1450) , 추천 (0) , 스크랩 (0)
maryslove님께서 남기신 글입니다.
:
: 하나님이셨음에 불구하고..
: 온 우주를 지으신 분이심에도 불구하고..
: 하늘과 땅의 주인이심에도 불구하고..
: 그렇게 크신분임에도 불구하고...
:
: 그분은
: 다른 이들이 자신을 알아주는 것도 원치 않으시고..
: 비방도 오해도 관여치 않으시고...
: 더더욱
: 유명해지는 것은 피해다니시며...
:
: 그저
: 한 사람으로서..
: 평범한 목수의 아들로...
: 눈먼자 귀먹은자 병든자 가난한자들의 친구이시며..
:
: 비단옷입고 왕국에 사시는 대신...
: 어리석은 자들과 함께 배고프셨던분...
:
: 자신이 왕이시라 선포하시기 위해
: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시면서도...
: 여전히
: 멋진 백마보다 늙은 나귀를 타신분... 
:
: 왕국을 얻기위해 전쟁을 일으키시는 대신
: 섞어진 한알의 밀알이 되기위해 십자가로 가신분...
:
:
: 그래서
: 저는 그분을 사랑합니다.
:
: 아마도
: 그분이 다른 왕들처럼... 아니면 자신의 신분에 어울리는 하나님답게...
:
: 황금의 의복에
: 엄위한 품위에
: 하늘 땅을 울리는 근엄한 목소리로...
:
: 내게 오셨다면...
:
: 그분은 나의 심판관이실수는 있었겠지만...
:
: 나의 사랑의 대상은 되지 못하셨을 겁니다.
:
: 저는
: 그분이
: 참으로 작은분...
: 참으로 겸손한분...
: 참으로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추구하지 않는 분...
: 참으로 헌신적인 분... 이기에..
:
: 그분을 사랑하는 것이랍니다........
:     









자매님의 글을 대하니,
마음 속 은밀한 곳
작은 주머니 속에다 꼭꼭 접어  지니고 다니던
오래 된  한  편의  사랑 노래가 생각나서, 그냥
두서없이  옮겨 놓으며
함께  나눌까  합니다.

한국 시단의 흐름에서 1930년대 주지시의 큰 별로 기억되는
정 지용 시인은 카톨릭 신자였다고 하지요. -  어떻든,

주님을 사모하는 참된 믿는 이들---
(주님께서 그  마음의  중심에  계시고,
주님으로  인해  살며,
주님과  하나 되어, 주님 안에서,
주님과  더불어,
주님을  향해,  주님을  사는 이들)---의,
그  진실하고도  간절한  마음의  풍경을
시각적  이미지로  선명하게  형상화한  이 시를
떠올릴  때마다  제 마음 속엔  늘,
이  고아한  무늬로  짜여진  시어들  위로
하나의  영상이  겹쳐집니다
.
그것은....
청랑한  하늘빛을  배경으로
투명한  바람과  어우러져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는
고요히  고개  숙인  하얀 은방울꽃이나 
혹은 
연보랏빛  금강초롱꽃의  영상이지만......
또한  그것은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추구하는,  믿는  이의  모습....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심"(엡5:26)을  입고
"티나  주름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는"(엡5:27)  모습으로,
"외모가  아닌, 오직  마음에  숨은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나님  앞에서  단장"(벧전3:3-4)하고서
"염려하고  근심할  많은  일들  대신
빼앗기지  아니할  좋은  편을  택하"(눅10:41-42)여
주님  앞에서
"듣고  생각하고  귀를  기울"(시45:10)이고  있는  이.....
자신은  그저  평범한 "샤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아2:1)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겸허하게  고백하지만  그러나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과  함께
넘치도록  풍성한  주의  은혜"(딤전1:14)를
"맛보아  알고"(시34:8)  또 "사모하"(벧전2:2-3)는  이....
마음  속에  떠오르는  그  모습을  볼  때
그래서 조금은
마음의  옷매무새를  돌아보게  되곤  합니다.....


지난  몇 년간 
주님  앞에서  책망 받을  수밖에  없는, 지나온 삶의 
많은  어두운  길목들이  들여다보이지만,
무엇보다도  이런  면에서
잃어버리거나  혹은
세파에  닳아져  훼손된 
마음의  음률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여기저기  이가  빠지고
그나마  남아  있는  어떤  부분들은 
마모되고  너덜너덜해지기까지  해서  잘  알아보기도 어려운
어지러운  마음의  음표들이  다시
주님을  향한  온전한  "처음  사랑"(계2:4),
"가장 좋은 사랑"을  노래하는  악보로 복원되고

우리  온 존재와  삶이.....
우리  존재의  모든 것 되시는
참  하나님이신  그분께 
"그의 영광의 찬송"(엡1;12)"으로  새롭게  열납되며

우리의  존재와  삶이
"하나님의  기뻐하심"(사62:4)인,
오히려  더  좋은,  하늘에  속한  "포도주"(요2:10)로  되어
주님을  "위하여(향하여)"(고후5:15)
그리고
"그분의  몸인  교회"(엡1:23)를  "위하여"(골1:24)
관제로  부어질  수  있기를....

이  시간
주님을  다시금  앙망하면서......
생각합니다.....






                   





###############  [  그 의      반  ] ###################
           
                                            정        지  용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  안의  고운  불,

        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

        나의  눈보다  값진  이,

        바다에서  솟아올라  나래  떠는  금성,

        쪽빛  하늘에  흰  꽃을  단  고산 식물,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홀로  어여삐  스사로  한가로워 --- 항상  머언  이,

        나는  사랑을  모르노라  오로지  수그릴  뿐.

        때없이  가슴에  두  손이  여미어지며

      구비구비  돌아나간  시름의  황혼길  우----

      나 ----  바다  이편에  남긴

      그의  반      임을  고히  지니고  걷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