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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17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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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때 좋아하던 동요가 하나 있습니다.
가사가 이렇습니다.
'내 마음은 이상해~~ 싸움 박사 !!
싸움 안하려고~~ 마음 먹어도...
안하려고 애써도 안돼서 그런데..
아무도 내마음을 몰라 주워요
나는 왜 이럴까??
내 마음은 이상해~~'
지금도 가끔씩 불러보는 동요인데...
참 적절하게도 제 마음을 잘 표현해 줍니다.
어제 그제도
저는 그저 기다랗게 통채로 담아서 노랗게 익은 총각김치가 먹고 싶었습니다.
뜨거운 밥에 척척 걸쳐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를 생각하니 군침이 저절로 돌더라구요...
이번 추석엔 시집에서 친정에서 맛난 반찬을 꽤 많이 싸주셨지만..
야채값이 비싸서인지.. 김치는 없었걸랑요..
나도 이참에 김치 좀 담아봐야겠다 결심을 했습니다.
김치 안 담고 얻어다 먹기만 한 세월이 족히 6-7년 된나요?? 근 10년 다 되는 것도 같네요...
그래도
왕년엔 나도 살림도 잘했었고 내가 담근 김치로 지체들 모셔다 열무 냉면이랑 비빔국수랑 잘 해서 대접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하고는 장엘 나갔습니다.
마침 부여장에...
명절 뒤에 나온 채소는 그리 비싸지 않더군요...
그래서
달랑무 다섯단
열무랑 얼갈이랑 섞어 담으려고 섞어서 7단...
쪽파, 대파..
기타 등등등...
오랜만에 살림하는 여자처럼 장을 보았습니다.
소그룹식구들과 같이 시장을 갔는데...
자매님들이 제가 장을 보는 동안 뭔가 심상치 않다는 듯이 웃기도하시고 수근거리기도 하시고...
아무튼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와 김치거리를 다듬는데...
좀^^ 많더라구요...
그래도 그 정도는 담아야 지체들이랑 나누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샀거든요...
그런데
제가 김치거리 다듬는 동안 자매님들이 어찌 아셨는지...
한사람씩 두사람씩 저희 다들 저희 집으로 오셨습니다.
전화 연락을 해서 오셨는지...
그저 들르셨는지....
어째든
저는 그날 김치거리를 약간 다듬다가 수업이 있어서 열심히 수업을 하고 나와보니...
두어시간만에 커다란 통통에 완제품 김치--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는--가 가득가득 담겨있었답니다.
으~~~
이게 아닌데...
내가 맛있게 담아서
솜씨 자랑도 하고 잘난 척^^도 좀 하면서
그동안 진 빚 좀 갚으려 했었는데...
'아무도 제 마음을 몰라 줍니다!!!!!'
어째든
그날 저녁은 돼지고기를 사다가 삶아서 뚝뚝 썰어서 새로 담근 맛난 달랑무김치랑, 열무 얼가리섞어 담은 김치랑, 파김치랑...
정말 맛있게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하하호호하며 정말 맛난 저녁식사를 했답니다.
다이어트는 그 다음날부터 하기로하고~~~
아~~ 정말 제 의도는 순수했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