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찬송가"의 확대 개편을 제안합니다.
기타
timothy , 2005-08-24 , 조회수 (3610) , 추천 (0) , 스크랩 (0)

오늘은 찬송가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소위 '후탁 교인'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주 중엔 한번도 보지 않아 먼지가 뽀얗게 쌓인 성경책을 '후' 불고 손으로 '탁탁' 털어서 주일예배 때만 가지고 가는 교인 말입니다. 성경책이 이런 정도면 그런 분이 사용하는 찬송가는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런데 주 중에 성경은 열심히 보시지만 예배시간 외에는 찬송가를 사용하지 않는 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정말 주님을 사랑한다면... 날마다 살아 계신 그분을 깊이 접촉하기 위해 말씀과 함께 찬송을 가까이 해야 할 것입니다.


또 한가지 아쉬운 것은 찬송가를 사용할 때도 가사보다는 박자, 음정, 음악성을, 가사가 전달하는 내용보다는 '노래자체'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러한 성가연습이 진행중이겠지만... 1980년대 초반에 제가 있었던 장로교회의 지휘자는 음악도 중요시했지만, '가사의 소화와 '분명한 전달'을 아주 강조하셨습니다. 저는 그 목사님이 균형 있는 성가지도를 했다고 봅니다. 그분은 유명한 기성가수출신인데 후에 신학을 하고 지금은 해외에서 개척을 해서 시무하고 계십니다.


한국교회에는 작사자의 마음을 만지고, 그 가사가 전달하는 '주님'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도록 찬송가사 자체를 묵상하고 화답하는 실행(엡5:19)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교독문 낭독방식'도 좋지만, 좀 더 기쁨 가운데 해방된 영으로 '찬송가 가사'를 서로 화답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이제 이 정도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1. '통일찬송가'(한국찬송가공회)의 유래와 현황


잘은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초기 장로교찬송집인 <찬셩시>(1905년), 감리교의 <신정찬송가>(1931)등에 수록되어 있던 곡들을 <개편찬송가>(1967년)로 묶어 사용하다가, 1983년에 한국 기독교 10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로 현재의 찬송가 집을 만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아시는 분이 계시면 게시판에 도움되는 글을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튼 현 찬송가공회 '찬송가'는 총558곡을 수록하고 있으며, 예배(1-72장), 성부(73-80장), 성자(81-168장), 성령(169-181장), 구원(182-219장), 천국(220-233장), 성경(234-241장), 교회(242-280장), 성례와 예식(281-295장), 절기와 행사(296-312장), 성도의 생애(313-545장), 송영과 영창(546-558장)으로 구분되어 있군요(대한기독교서회, 해설 찬송가 성경전서, 1989년).


2. 현 '통일찬송가'의 한계(개편 필요성)


1) 수록된 곡이 너무 적다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1세기 초반부터 이 땅 위에 하나님의 교회가 존재한 이후로 지금까지 수많은 성도들이 주님을 체험해 왔고, 또 찬송 시를 써왔습니다. 생후 6주만에 맹인이 된 파니 제인 크로스비 여사 혼자 쓴 것만도 8-9천 곡이 넘고, 감리교 찬송가의 아버지인 찰스 웨슬리도 약 6천 5백곡의 찬송 시를 썼습니다. 그리고 현 통일 찬송가에 수록된 곡들의 원래 출처(찬송가 집)만도 약 100개는 되는 것 같습니다. 존 헨리 메이어의 <찬송선집>(1782), 프랑크프르트 <독일영가집>, <성공회기도서>(1549), 영국의 <고금찬송가>(1861), <모라비아찬송가>(1826), <미국흑인영가집>(1907), <햇빛과 그늘>(1873), <회중교회찬송가>(1857), 니콜라우스 브래들리<새시편송집>, <시편과 찬송모음집>(1772), <감리교찬송가>(1901), <구원의 노래집>(1874), 헨리 길무어의 <오순절찬송집>, <아일랜드찬송가>(1919).... 이 안에 담긴 곡의 숫자는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이외에도 전세계에 흩어진 주옥같은 찬송가(집)가 수 없이 많습니다.

한국찬송가 공회는 이러한 수많은 자료들 중에서 극히 일부인 558곡을 하나로 묶어 1983년 11월에 발행한 것입니다. 물론 한국찬송가공회의 해당분야 위원들이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곡을 엄선하였을 것이고, 한국 기독교인들이 통일된 찬송가를 갖게되었다는 점에서 '통일찬송가'는 의의는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 성도들이 하나님의 집(딤전3:15)의 다양한 풍성을 맛볼 수 있도록 자료를 더 수집한 후 최소한 1천여 곡은 담긴 새로운 찬송가를 내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2) 현 찬송가 작사자의 신앙배경이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치지는 않았습니까?


외견상으로는 다양한 교단(파)출신 작사자를 다 포함하려고 노력하신 흔적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사자 중에는 성공회, 감리교, 장로교 배경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고, 침례교(재침례파), 속 생명파, 형제회, 진젠돌프 백작이 이끌었던 모라비안의 배경을 가진 분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같이 생각됩니다. 특히 '모라비안' 형제들은 잃어버렸던 초대교회의 모습을 많이 회복했고 특히 주옥같은 찬송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현재도 미국과 독일 쪽에 그 진리를 좆는 분들이 현존합니다. 각 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들을 통해 필요한 자료들을 검색하고 수집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기존 '통일찬송가' 가사 중에 진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은 수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에를 들면, 성경이 말하는 "천국"(the kingdom of heavens)과 천당-천당개념은 불교에서 유래되었다는 비판이 있음-은 다른 것인데, 마치 하늘에 '실제 금으로 지은 무슨 집'이 있는 듯한 가사들은 순수한 진리를 왜곡시켰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새 예루살렘 성이 진짜 금과 보석으로 만들어진 '물질적인 성'인 것처럼 쓰여진 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도 바울은 현재의 성도들(사람)이 '그리스도의 신부'라고 했는데(고후11:2), 장차 '단장된 신부'인 새 예루살렘(계21:2, 9-10)이 광물질인 진짜 금 덩어리에 불과하다면 뭔가 모순되지 않습니까?


3. '통일찬송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이단"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미국 내 장로교회들 사이에도 통일된 찬송가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통일찬송가'와 똑같은 찬송가를 쓰지도 않습니다. 교단별로도 차이가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통일된 찬송가를 사용하면 편리하다는 정도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찬송가를 사용치 않으면 진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의 논리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양한 교파배경을 가진 한국교회들이지만, 한 하나님을 믿고 찬양한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한국교회 성도님들이 찬송가를 통해서도 우주 안의 한 몸(엡4:4)의 풍성을 맛볼 수 있도록 앞서 제기된 '통일찬송가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급한 확대개편 작업을 제안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의 한 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