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덮어주고..
나눔방
, 2002-12-20 , 조회수 (1534) , 추천 (0) , 스크랩 (0)
시들거리며 자라지 못하던 고추 모종을 바라보며 애를 태운 적이 있습니다. 멀리서 구해 온 모종을 어느 자매님 화단에서 일주일 이상을 채류시키다 어렵게 옮겨 왔건만 마땅한 밭이 없어 화분에다 심었더랬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래서인지 벌레는 보이지 않는데 잎은 구멍이 생기고 굵지도 자라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같은 모종을 심은 자매님에게 그 쪽 모종 안부를 물었더니 그 쪽 역시 아예 죽기도 하고 병색이 완연하다는 것이었습니다. - "본래 병든 모종인가 보다.. 아이고 어쩌노.. 풋고추 맛 좀 보고 싶은데.."


그래서 햇볕이 더 잘 드는 곳으로 화분을 옮기고 거름흙을 더 덮어주고 하루도 빠짐없이 물호수를 갖다 대고 진듸약도 쳐 보고 그랬더니 지금은 꽃도 피고 마침내 고추 몇개가 가지런히 달렸습니다.^^


이런 농사일^^로 인하여 가끔 배움이 있습니다.


오늘 저녁 두 high school 형제를 불러다가 제가 사용하던 기타를 안기고 코드를 그려 주며 키타 배우기를 권했습니다. 피아노를 친다는 형제는 곧 잘 따라 했지만 다른 형제는 계속 더듬거렸습니다. 그래서 옆에 앉아 손가락을 직접 옮겨 주기도 하고 잘한다고 격려도 하면서 제 마음 한구석이 찡해옴을 느꼈습니다. 더 사랑해야 하는데 싶어서요.


한국에서 같은 동네에서 어릴 적부터 친구인 두 아이가 어찌하여 이 곳으로 한 명은 부모와 오게 되었고, 한 아이는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이모를 의지하여 이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여러가지 어려운 사정이 아이를 힘들게 하고 본의 아닌 방황이 있었고요.


그러나 감사하게도 그런 아이를 주님이 붙들어 주셨고 지금은 우리들과 함께 주님을 부르며 찬양을 즐기기도 합니다. 그런 귀한 아이를 때때로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무모한 자신을 발견합니다. 오 주여, 용서를 구합니다.


정말 그러면 안되는데..
더 덮어 주고, 더 어루만져 주어야 하는데..



오~ 주님, 당신의 긍휼을 구합니다.
긴 여름방학 동안 지체들과 더 당신을 누리기 원합니다.
더 이상 낯선 거리에서 배회하지 않도록 주님이 지켜 주시길 간절히 간구합니다.
형제와 함께 할 지체를 더 얻어 주시고, 지체의 사랑으로 당신을 더 맛볼 수 있도록 우리를 합당하게 세워주소서.


오늘 누린 가사처럼..
주 내마음 지켜주소서..
또 그 아이의 마음을 지켜 주소서..
당신에게서 멀어지지 않도록..
당신을 더욱 사랑케 하소서..





* 새소리가 들려 돌아 보니 여명이 비취네요. 그래서 윗 시제는 '오늘'이 아니고 '어제'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