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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3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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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은 씨씨자매님 집에서 금요일은 저희집에서 길 건너 있는 메시 대학생들과 점심을 함께 합니다.
씨씨자매님과 저는 음식으로 학생들을 먹이고, 가운데 두 형제님은 말씀과 찬양으로 학생들을 먹입니다.
제 옆에 앉은 빨강조끼 씨씨자매님..
저랑 비슷한 수준의 영어로 서로 엉터리 영어를 잘 하지만 묘하게도 서로 잘 알아 듣습니다.
영어는 안 되어도 영 안에서 통하는 언어가 있기 때문!?^^
아래 답글에 Enter를 치면서 오늘은 피곤하여 이것만 적고 자야지 하는데
초인종 소리가 났습니다.
이 밤중에 누가?.. 약간 긴장하여 나가 보니
같은 동네 사는 중국 자매님이 늦어서 미안하다며 떡 봉투를 내밉니다.
지난 토요일이 중국의 드레곤페스티발(그 날은 우리네 추석과 비슷한 명절인가 봅니다.) 이어서
떡(중국식)을 손수 만들어 지체들에게 나누어 주고 오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배달은 우리집이라고 하는데..
하하하…….
그런데 왠 떡이 그리도 큰지? 삼각뿔 모양의 떡이 어른 주먹 크기 입니다.
길고 넓은 대나무 잎에 둘둘 말린 떡을 보는 순간 우리네 만개떡(?)을 떠올리며 맛있겠다 싶어
한 입 깨문 순간 애~고 이게 무슨 맛이당가?^^
쌀가루에 밤가루 비슷한 맛 게다 한약재 맛이?
따뜻하면 나을라나 싶어 일단 보온밥솥에 두었습니다.
한 번은 제가 감기가 들었다고 하니 우리네 감주처럼 단 맛이 나는 물에 보리살이 동동 떠 있고 대추 및 잡다한 것을 섞은 것을 한 통 갖다 주었습니다.
감기에 그것이 참 좋다고 하면서요.
중국에서 직업 군인이었다는 씨씨자매님..
본인은 음식솜씨가 없다고 누누이 말하는데 그 점은 저 또한 마찬가지이고
맛난 음식 보다 따뜻한 마음이 더 그리운 저로선 얼마나 고마운 이웃이면서 지체인지!
그러는 자매님에게 저는 자매님이 좋아하는 김치로 가끔씩 보답을 합니다.
친인척 하나 없는 이 이국 땅에서 언어와 음식이 다른 지체들이 이처럼 나누어 주는 사랑의 음식!
익숙치 않은 맛 때문에 못 먹고 버리는 수가 있어도 그저 달콤하고 배가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