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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2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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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룩소는 따돌림 받을 염려가 전혀 없이 넓은 우리 속에 혼자 지냅니다.
그래서 제가 울타리로 다가 가니 반갑다는 듯 펄떡펄떡 뛰어 카메라 앞에 바짝 다가서서는 코를 벌름거렸습니다.
어쩌면 따돌림보다 혼자 있는 것이 더 힘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번 학기부터 아침마다 현관 벨을 누르는 남자 아이가 있습니다.
일년 전 Bridget은 스스로 찾아온 경우였고,
Aiden은 제가 자청하여 아침마다 제 아이와 함께 등교를 시켜 주는 아이입니다.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새 학기를 시작한 지 며칠쯤 지났을 무렵 딸아이가 상기된 얼굴로 집을 들어서면서 하는 말
“나쁜 녀석들..” - “무슨 일이 있었노?”
“Aiden이 버스에서 아이들에게 bully 당했어요.” - “어쨌는데?”
이야기인즉..
같은 학년 두 남자애가 넓은 스카치테이프로 Aiden을 버스 안 손잡이 기둥에 묶으려고 했다는 것.
결국은 고학년 남학생이 중재를 하였지만 Aiden은 그 많은 아이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는 것.
따돌림.. 많은 사람들 앞에서의 모욕..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일입니다.
엄마가 일을 하니 스쿨버스를 타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고..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오후 시간 내내 저 또한 흥분했습니다.
“나쁜 녀석들.. 우야모 좋노.. 불쌍한 아를 와 그라노..”
부모가 이혼하여 남동생은 엄마와 살고 Aiden은 아빠를 좋아하여 해밀턴에서 홀로된 아빠와 몇 해를 살다가 지난해부터
오클랜드로 와서 엄마, 남동생, 새아빠와 살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주말이면 아빠를 만나려 해밀턴으로 가는 13살의 Aiden..
늘 꾹 다문 입술에 약간은 슬픈 눈을 가진 이 아이는
예의가 바르고 다른 백인 아이들 같지 않게 인정이 많습니다.
재미있는 곳을 가거나 재미있는 일이 있으면 늘 연락하여 제 아이와 같이 하기를 잘 합니다.
그 날 하도 궁금하고 염려가 되어 저녁시간 전화를 하게 했더니
식구들에겐 아무 이야기도 안 했다니 그 아이의 심정이 헤아려져 더욱 안타까워졌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그 버스를 타지 않도록 제가 도와 주기로 했습니다.
첫 날 차를 타고 가면서 그 아이에게
“새 학교 어때?” – “good!”
“아이들 중에 악마 같이 나쁜 애들도 있지?” – “not!”
그리고는 다시 입을 꾹 다무는 아이..
그래 그렇게 대답하는 넌 역시 가볍지 않은 남자아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아이는 본인을 괴롭혔던 아이들과 순조롭게 어울린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아이에게 교회생활을 권해 봅니다.
주님의 자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인테리하고 단아하게 생긴 그 아이의 엄마가 차 태워 주는 것에 고마워하며 꽃과 쵸코렛을 들고 우리집을 방문했지만
그 날 이야기는 차마 못했습니다.
그 아이가 원하지 않으므로 그리고 스스로 해결했으므로..
대상이 꼭 Asian이나 유색 인종이 아니어도 아이들 간에 이런 일은 어디이고 일어 납니다.
이제 막 여드름 몇 개씩 송송 돋는 그 또래에도 조금만 다르고 약해 보이면 짓누르고 따돌려 보려는 악한 본성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