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감동이..
나눔방
, 2005-03-09 , 조회수 (1626) , 추천 (0) , 스크랩 (0)

영어공부 삼아 제법 두툼한 동화책 한 권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목은 ‘Little House on the Prairie(초원 위에 작은 집)’


미국 개척시절 10살 남짓한 소녀의 눈으로 바라 본 이주생활을
얼마나 섬세하게 그려 놓았는지 며칠 동안 책 속에 푹 빠졌습니다.

어린 세 딸과 젊은 부부가 새로운 땅을 찾아 추운 겨울날 길을 떠나는 걸로 시작하여
마차 안에서 캠프생활이 이어지고
거센 물살에 떠내려가며 강을 건너고
끝없이 펼쳐진 초원에서 들려 오는 바람소리, 늑대울음 소리, 그리고 인디언의 출현..

그 초원에서 통나무집을 짖고 정착을 하기 시작하면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 사건에 잔잔한 감동이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헌신적인 소녀의 Pa(아빠)를 보면서
‘역시 남자는 가족을 위하여 열심히 일할 때가 제일 아름답네..’였습니다.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든든하고 큰 버팀목이 되는 Pa의 자리..
사냥을 가거나 장을 보려 간 아빠의 빈 자리에 남는 불안과 위협이 얼마나 컸으면
소녀는 아빠가 없는 집은 텅 빈 집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아기와 여덟 살 된 동생 그리고 엄마가 함께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오랜 고생 끝에 아빠가 손수 지은 통나무집의 난로 앞에서 느끼는 그 아늑함과 따뜻함..
어려운 여행 끝에 아빠가 내려 놓는 꾸러미들에 느끼는 풍족과
마냥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어려운 일들이 닥칠 때마다 함께 하는 눈물겨운 가족애..


참 오랜만에 책을 통해 느껴 보는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아~ 그래서 그런가 보다..’


이주 역사가 그리 길지 않는 뉴질랜드의 백인 사회에서도
옛날 정착생활의 단면들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곳 뉴질랜드는 저녁 7~8시만 되면 거리에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습니다.
해만 지면 가족과 함께 가정으로 입니다.
일 마치고 회식이다 모임이다 하여 남자들 끼리 밤거리를 휘청거리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일들이 가족과 함께 또는 부부와 함께 입니다.
그리고 집 안을 고치고 만들고 하는 웬만한 일들은 남자들이 어렵지 않게 해냅니다.
손수 울타리 만들고, 페인트 칠 하는 것은 당연하고 심지어 손수 집을 짓는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하여간 동양이고 서양이고 간에 Pa(아빠)가 한 가정의 버팀목이 되는 것!
온 가족의 안전과 안식을 제공하는 것!
당연하고도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