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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2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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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서 접수를 하고 진료 차례를 기다리면
의사가 진찰실에서 나와 환자 이름을 부릅니다.
의사는 반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가벼운 인사와 함께
자기소개를 하고, 더러는 악수를 청하기도 하면서
환자를 진료실로 안내합니다.
즉 의사가 환자를 모셔갑니다.
환자를 먼저 의자에 앉히고 의사는 자기 자리에 앉으면서
상냥한 미소와 함께 부드러운 어조로 질문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의사를 마주하면 긴장되거나 주눅들지 않습니다.
어눌한 제 영어도 최대한 알아듣고 이해하려 애쓰며 격려까지 아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점원 앞에서보다 의사 앞에서 훨씬 영어가 잘 되기도 합니다.
참 편하거든요.
그 동안 살면서 저를 포함하여 식구들로 인하여 만나 본 의사 7-8명이
다 그러했다면 뉴질랜드 의사 대부분이 그렇다는 표현이 틀리지는 않겠지요,
뉴질랜드 의료 시설이나 의술이 한국보다 월등히 앞서지는 않지만
환자를 편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의사의 자질과 인품은 확실히 앞서 있습니다.
환자에게 인사는 고사하고 눈도 제대로 안 맞추고
모자매님 표현대로 압도하는 권위 앞에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의사 간호사 눈치보며
초 스피드 진료를 마쳐야 한다면 환자의 입장은
한 마디로 '휴유...'입니다.
같은 의사인데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요?
첫째, 이 곳에서는 의대를 입학할 때 우수한 성적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다른 학과와는 달리 면접을 통하여 인성과 봉사정신 등이 체크되어
이는 합격 여부에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게 합니다.
둘째, 예약된 시간에 일정한 환자 수만 진료하게 되므로 의사가 무리되지 않게 합니다.
셋째, 의사의 권위와 직위는 환자를 돕고 치료하며 생명을 구하는 것이지 환자 위가 아니라는 정서가 뿌리를 내린 사회 풍토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 학과 공부에서 특별한 학습과 훈련이 있는지는 확인을 못 했습니다.
세상에서 일명 최고라는 꼬리표를 다는 의사라는 직분..
그 위치만큼이나 최고의 인품과 인술, 의술이 어울려진 모습은
존경스럽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병원에 가면 의사가 친절하고 사람 대우를 제대로 해 주는 것..
이것 또한 뉴질랜드가 좋은 점 중의 하나입니다.
뉴질랜드 홍보 대사도 아닌 제가 뉴질랜드 좋은 점을 이토록 열거하는데요,
이런 면만 읽고 설마 이 곳으로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은 없으시겠지요?^^
'뉴질랜드 살기 힘든 점' 이렇게 서두가 잡아지면
눈물 콧물 훔쳐가며 줄줄이 적어갈 대목도 무지 많다는 것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