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이제는...
나눔방
, 2004-09-03 , 조회수 (1751) , 추천 (0) , 스크랩 (0)
* 사진을 찍은 이 날은 제 아이 팀이 왕창 진 날이었습니다. 돌아 오는 길에 주절주절 불평하는 아이에게 저는 “마~ 됐다. 열심히 했으면 그만이지.” 남편은 “야. 너 마지막 골 멋있게 넣데. 그만하면 잘했다.” 그랬더니 아들 녀석 씩 웃으며 잠잠..^^


이 곳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신문배달이나 파트타임으로 용돈을 벌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시간을 할애하여 취미활동을 즐깁니다. 음악, 미술, 운동 등등…
그 중에서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는 당연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나 지역 행정에서도 이러한 면에 많은 지원과 관심을 가져 줍니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 있는 체육관이나 운동장은 날이면 날마다 성시를 이룹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희망 종목을 조사하여 수준에 맞추어 팀을 만들고,
여러 학교간에도 게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여러 기관과 협조하여 시간표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텀(10주) 단위로 소액의 스포츠 fee를 내면 됩니다.
그러면 심판이나 감독, 훈련 등의 인건비는 어디서 충당될까 궁금했었습니다.
선생님이? – 아닙니다.
스포츠 전문가들이? – 아닙니다.
그럼 누가? – 학부모 입니다.

이곳은 학교에서 교사 학부모 간에 돈봉투나 고가품 선물이 오고 가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학생들의 특활활동 등에는 학부모의 도움을 자주 구합니다.
어디 방문하는데 차량이나 안내자가 필요할 때
캠핑을 하는데 보살핌이 필요할 때
그 외에도 학교 특별행사 등등….

학부모가 가지고 있는 기능(능력)과 시간 등을 십분 활용하는 것 입니다.
이러한 일들에 학부모들은 기꺼이 솔선하여 자원 합니다.
직장에 휴가를 내고 이런 일들에 참여하는 아버지들도 더러 있습니다.
제 아이가 요즘 열심을 내고 있는 농구팀은
수요일은 정식 게임을 하고 금요일은 학교에서 1시간의 연습시간을 가집니다.
물론 예쁜 금발의 000엄마와 키가 큰 000아빠가 감독과 코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참 실지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습니까.


2년 전 제 딸아이가 시골 작은 학교에 다닐 적 일입니다.
지난날 유명한 뮤지컬 단원(캐나다 켓)이었던 어느 엄마가 주축이 되어
여러 학교 학생들을 모아서 뮤지컬을 가르치고 한해 한번씩 작품을 연출해 내는데
와~ 정말 기막힌 장면이었습니다.
그 해는 50여명의 어린 학생들이 인어공주를 작품으로 엮었는데
무용, 음악, 의상, 무대 등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을
세 명의 엄마가 모두 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인어공주의 언니 역을 맡았던 제 딸아이가 너무 열심히 연습에 응해 고마웠다며
일부러 차에까지 찾아와 우리 부부에게 인사까지 하던 한 명의 엄마.
훌륭한 뮤지컬에 감동하고
학부모들의 순수한 열의와 곱고 친절한 인간성에 감동된 날이었습니다.


학부모가 대부분 무학력 시대였을 때는 어쩔 수 없었지만
우리도 이제는 이럴 수 있겠지요.
고학력에 능력 갖춘 학부모가 수두룩 하니까요.
(그럼 이런 내용은 대한민국 교육부 게시판에다 적어야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