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피플 미팅을 위해 집을 열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또 김밥을 말았습니다.
30여명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모임이니 다시 한 솥 가득 밥을 하고..
양상치 푹푹 썰고 빨강 토마토와 보라색 양파 얇게 썰어 야채 샐러드 만들고..
닭고기, 당근, 양파, 버섯 볶아서 사 온 소스 끼얹어 버터치킨 한 냄비 끓이면 음식 준비 끝!
그리고 시간이 되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음식도 한 접시씩 모이기 시작합니다.
직접 케익을 만들어 오기도 하고..
음료수나 과일을 들고 오기도 하고..
이렇게 서로 조금씩 보태서 함께 하는 식사는 바로 근사한 파티가 됩니다.
그런데 오늘은 파스타 한 통에 사용하던 크리넥스 한 통까지 안고 들어 오는 이가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뉴질랜드 젊은이의 자유분방함과 쾌활함
거기다 유머감각까지 곁들어 다른이로 하여금 자주 배꼽을 쥐게 하는 숀(성은 모름)..
얼마전 오클랜드 캠퍼스 미팅에서 새로 얻은 귀한 형제입니다.
곱슬머리 단발에 근육은 불룩불룩, 행동은 꺼덕꺼덕^^
그래도 지킬 건 지킬 줄 아는 청년입니다.
집회 도중 콧물이 나올 때면 본인이 가져 온 크리넥스로
자주 ‘헹~’하고 코를 푸는 모습을 보면서 우습기도 하고
‘아하~ 저러는구나’ 싶었습니다.
이 곳 뉴질랜드는 대중 앞에서 코를 푸는 것은 아무런 실례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밥 먹다가도 더러 ‘헹~’하는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기침은 큰 실례이니
재치기가 나오면 코를 잡고 희한하게 자제를 하고 꼭 ‘Excuse me’
저는 아무리 따라 하려 해도 영어발음 ‘L’자 보다 더 안 되는 것이
코 잡고 나오는 재치기 멈추게 하는 것 입니다.
그리고 내 것 함부로 사용하지 않으면 남의 것도 마찬가지로..
감기로 계속 코를 훌쩍거려야 한다면 내 것 안고 다니며 ‘헹~’^^
공산품이 비싸 화장실 화장지 값이 무척 비싸니 크리넥스는 분명 더 비싸겠지요.
그래서 한국처럼 1회용 비닐팩이나 장갑 같은 사은품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일일이 비싼 가격으로 구입해야 하니
1회용도 씻어서 다회용으로 사용하고..
함부로 쓰지도 함부로 버리지도 않으니
쓰레기 줄이고 환경 오염이 덜 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생활화되면 불편함보다는 당연함으로 몸에 베이게 되는 것..
공장 굴뚝보다는 낡은 셔츠를 택하는 사람들..
이가 깨진 접시로도 여유롭고 느긋하게 살 줄 아는 모습들..
이 곳에 살면서 이런 것은 배워 두고 싶은 항목들입니다.
그래서 저도 위에 있는 사진처럼 곳곳에 있는 second hand shop을 가끔은 들러 보곤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