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동네입니다. 왼쪽 하얀 차고문이 31번지 우리집 주소이고요, 하얀 지붕이 필립할아버지네, 차가 가득 보이는 제일 안 쪽 집이 피터아저씨네 입니다. 빈약한 내용이 사진으로 조금 보충이 될지?^^>
어느 날 외출을 하려고 차를 돌리는데 이웃에 사는 피터 아저씨가 할 말이 있다기에 차 문을 내렸습니다.
말끔한 가든을 위하여 편지함을 공동으로 다시 만들면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
한 길목에 여섯 가구가 살다 보니 drive way 입구에 각기 세워진 편지함이 너절해 보여 저도 항상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랬으니 당연히 제 대답은 - “That’s a good idea”
그리고 몇 주가 지나도 아무런 말이 없기에 -‘취소 되었나 보다’
거의 두 달이 넘어서 그 피터 아저씨가 다시 현관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편지함 설치를 위해 작성한 계획서를 내미는데 ‘옴마야, 무시라!’
(저의 통념은 편지함 정도는 대충 적당한 액수에 맞추어 적당히 만들면 될 것을..)
첫 장은 제목, 다음 장은 설치 필요성 및 설계에 따른 상세한 설명,
그 다음은 크기, 높이, 간격, 위치 등이 정밀하게 그려진 배치도,
그 다음은 조목 조목 계산된 예산안….
오랜만에 잘 기안된 공문서 받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것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일일이 설명하고 동의 여부를 묻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 -“Are you happy with it?”
해피 정도가 아니라 감동이었습니다.
할당량 200불만 지불하고 이틀이 지나니 정말 보기 좋은 여섯 개의 편지함이 가지런히 세워지고,
제법 키가 있는 다섯 그루의 체리나무도 적당한 간격으로 심어지니 지나칠 때마다 “아~ 진짜 보기 좋다~”입니다.
(피터 아저씨와 필립 할아버지의 세련된 목공 솜씨에 또 한 번 감탄하며 감사하며..)
좋은 이웃들에게 좋은 점들을 배웁니다.
작은 일도 이렇게 처리하며 아무런 불평이나 의견이 없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서로의 의사를 타진하고 상대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고..
그러면 자연히 앞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가 나오고 서로가 만족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