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을 뒤지다
나눔방
, 2005-08-30 , 조회수 (2488) , 추천 (0) , 스크랩 (0)

하하하…… 마켓 식료품을 사고 난 영수증을 모을 때마다 유쾌한 웃음이 나옵니다.


하루는 한 자매님이 정성스레 차린 저녁을 맛있게 먹고 지체들과 볼링을 치러 가게 되었습니다. 그 중의 한 형제가 차 드렁크를 열고 회중전등을 꺼내더니 불을 켜 보이며 “자매님, 제가 이것을 왜 필수적으로 가지고 다니는지 아십니까?” – “왜요?” – “곧 아시게 됩니다.”


그리고 각각 인수에 맞추어 차를 나눠 타고 볼링장을 향했습니다. 함께 출발한 형제들이 탄 차가 나타나지 않아 카운터 앞에 한동안 기다리고 있는데 드디어 나타난 제 아들녀석과 형제들에게 “왜 이리 늦었노?” – “엄마, 형제님들이 Food Town 앞에서 불을 켜고 머리를 쓰레기통에 넣고 진짜 휴지통을 뒤졌어요. 그런데 영수증이 없어서 실망했어요.” – 아쉽게도 그 날은 부활절 공휴일이라 모든 마켓이 문을 닫고 평소와는 달리 휴지통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무슨 이야기냐고요?^^
이 곳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지내는 형제들의 알뜰살뜰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지갑을 열면서 다양한 할인권을 보여주며 하는 이야기인즉 해밀턴에서 2년간 훈련 받으면서 자유시간 훈련생들끼리 볼링이라도 치게 되면 필수적으로 하는 일 – 마켓 휴지통을 열심히 뒤져서 볼링장 할인권을 찾아 내는 일 – 그래서 부족한 용돈 겨우 맞추어 신나게 볼링 한 게임 하는 것이 그렇게 즐거웠다고 – 그리고 이제는 그러한 일들이 몸에 배여 아르바이트를 하고 full time 일을 하는 형제마저도 마켓 입구에 있는 커다란 쓰레기통 뒤지기를 예사로 한다네요.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요.


그러는 모습이 안쓰러워 게임비 전부를 내가 내겠다고 하였더니 그건 또 안된다고 기어코 각자 개인 지불을 했습니다. 이 곳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밥값, 커피값, 오락비 등을 대신 내어주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한 문화가 편하고 합리적이라고 젊은이들은 쉽게 몸에 익히고 그렇게 생활 합니다.


형제들을 처음 대했을 땐 머리에 젤을 잔뜩 발라 모양새를 낸 모습 보고 속으로 “아~고 영 날라리 형제들이구나. 부모님들 지갑 엄청 털면서 살겠구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하면 대할수록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한 면들이 많은지 역시 주님의 생명 키워가며 사는 지체들은 다르구나 싶습니다.


주님 앞에 쓰임 받고자 필요한 훈련을 마치고, 다시 열심히 공부하고, 또 생계를 이을 일을 하고, 그러면서도 교회생활 풍성히 누리는 젊은 지체들을 바라보면 참 소망이 있습니다.


저도 그 형제들 본 받아 요즘은 여러 가지 할인권이 있는 영수증을 챙겨 둡니다. 전에는 그런 일이 무지 귀찮아 아이들이 모아둔 할인권도 휴지통에 잘 버리는 통에 아이들의 원성을 받을 때도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이런 제 모습 보고 “엄마, 진작에 이래서야지요. 그 형제님들 오면 좀 나눠 주세요.” –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