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부부와 윤지
지난 수요일은 조카 윤지가 태어난 지 백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굳이 한국도 아닌 이 곳에서 백일 행사(?)를 해야 하나 했는데, 언니 부부가 얻어 먹은 것이 있기 때문에 해야 한다고 합니다.
언니와 형부는 분야는 다르지만 둘 다 은행에서 일하는데, 언니는 현지 은행 한국인 지점, 형부는 국민 은행에서 직장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한국인이 대부분인데, 그들도 백일이나 돌 때가 되면 한 턱(?)씩 낸다고 합니다.
회사에는 떡을 돌리고, 저녁에는 식구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음식을 돈을 주고 맡겨서 한다 기에, 예전에 기억에 그 음식들이 아주 맛있는 것도 아니었고, 저도 그 날 쉬는 날이기도 해서, 언니와 제가 같이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썰고, 데치고, 볶고, 끓이고…. 이렇게 준비하지만 한국 음식이 그렇듯이 준비하는 시간은 많이 들고 먹는 데는 한 시간도 안 걸립니다.
그래도 양쪽 집안 식구가 모이니 15명이 넘습니다. 증조 외할아버지 할머니 외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 저의 부모님, 외삼촌 내외, 이모 등등.-와 많은 삼촌, 고모,이모들… ^^
화기애애하게 밥 먹고 사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는 마무리를 하는데, 설거지가 여간 많은 것이 아닙니다. 모두 여자들 일이라고 앉아있는 남자들에게 정말 얄미운 맘이 듭니다. 그러면서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윤지를 보고는, “윤지야, 너는 크면 이러지 말고 살아라.” -.- ; 이렇게 말해 봅니다.
참, 윤지의 백일 빔은 거제에 계신 이재철 형제 어머니 자매님이 주신 거랍니다.
제가 거제에 있을 때 언니가 아기를 낳았는데, 축하한다고 아기 옷까지 사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어제는 엄 자매님이 한국에서 오셔서 얼굴을 뵈었는데, 거제에서 김하고 고춧가루 붙여 주셨다고 가져오셨습니다. 잘 먹겠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꾸벅~ . ^^
엄 자매님이 고춧가루를 받았다고, 이것으로 김치를 담아서 거제에서 온 지체들 줘야 하지 않냐고 부담(?)스러워 하십니다. (엄 자매님, 이 말 써서 화 내시지는 않겠죠?) 그래서 오는 주일에 젊은 형제 자매들 불러서 저녁을 같이 먹는다고 합니다. 저도 한 접시 크게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