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간신문에 공개된 뉴질랜드 이야기입니다.
(이런 것 가져왔다고 혼 나지않을라나 모르겠습니다. 크리스틴 자매님 괜찮겠지요?)
출처: http://netizen.khan.co.kr/abroadnz1/board112.html?mode=view_form&page=1&no=5
막내 진솔이의 학교생활
지난 주 뉴질랜드 초 중등학교는 일제히 개학에 들어갔습니다. 뉴질랜드 학제는 2학기 4분기제로 되어 있습니다. 영어로는 Term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Term 1, Term 2(2개를 묶어 1학기라고 합니다), Term 3, Term 4(2학기)하는 식입니다. 한 텀(Term)은 보통 10주 정도로 짜여 집니다. 텀 중간 2주간의 방학이 있는데 이를 Term Break라고 합니다.
수업은 아침 9시에 시작, 오후 3시에 끝납니다. 만 다섯 살 먹은 코흘리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성인에 가까운 중등학교 5학년(Year 13)까지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은 같습니다. 그 이유는 맞벌이가 많은 뉴질랜드 가정환경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뉴질랜드 학제는 초등학교 8년, 중등학교 5년 총 13년간 공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의 아이들도 지난 주 긴 여름방학(뉴질랜드는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입니다)을 마치고 학교에 갔습니다. 큰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Year 6), 둘째 놈은 초등학교 4학년(Year 4) 그리고 막내는 초등학교 1학년(Year 1)입니다. 저의 큰 아이가 만 20개월 때 이민을 왔는데 벌써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다니 정말 세월이 빨리 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제가 나름대로 분석하자면 뉴질랜드 교육의 특징은 바로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계발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말하는 주입식 공부와 대칭된다는 말입니다. 제 아이들의(특히 큰 애) 학교교육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끼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이 곳 교육은 ‘모든 학생은 다 개개인의 장점이 있다. 그 장점을 살려 잘 계발해 주는 것이 학교교육이다’라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이 곳에서 9년 가깝게 살고 있지만 학교에서 어떤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도 남보다 자녀 교육에 더 관심이 있다고 자부하기는 하는데(직업상) 영어로 이루어지는 수업이고 또 선생님의 교과과정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오면 뭔가 분명히 배워 옵니다. 물론 가장 평범한 얘기인 것 같지만, 설렁설렁 책가방만 들고 왔다갔다 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모르는 그 무엇인가를 배워 가지고 온다는 것입니다. 하루는 보이는 게 없어도 한 주, 한 달, 한 텀(Term)이 지나면 ‘아! 애들이 학교에 잘 다니고 있구나’하는 안도감을 갖습니다.
막내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 곳에서 태어나고 유치원을 3년 정도 다녀서 그런지 얼굴 생김새만 한국애지 거의 현지인이나 다를 바 없는 아이입니다. 막내 진솔이는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잘 노는 전형적인 개구쟁이입니다. 그러다보니 알파벳도 잘 모르는 그 놈이 학교공부를 잘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잘 따라하더군요. 근데 그게 막내 놈이 잘해서가 아니라 수업과정이 자연스럽게 무엇인가를 습득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유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매일 매일 학교에서 빌린 책 한 권을 집에 가지고 오는데, 쪽수로 따지면 10~12 정도 되는 아주 얇은 읽기 책입니다. 이 책을 엄마 또는 아빠랑 집에서 한 두 번씩 읽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까 제가 보기에도 좀 어려운 단어들을 별 지장없이 ‘줄줄’ 읽어댑니다. ‘공부라는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공부를 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다는 말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한국 분 중에 5~7세 정도의 어린아이를 두신 분이 있다면 이 방법을 써 보시기 바랍니다. A4 용지 한 장에 단어(그림과 함께) 20여 개를 써 놓고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읽어 줘 보세요. 처음에는 엄마(또는 아빠)가 먼저 읽고 그 다음에는 아이가 따라 읽는 식으로 하다가 그 다음에는 반대로 하면 됩니다. 그렇게 1주, 2주… 10주 정도 따라하다 보면 영어읽기에 아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조기유학을 오는데 저는 10세 이전에 오는 유학은 반대입니다. 저희처럼 이민을 오지 않은 경우라면 굳이 아이 교육 때문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것은 가정적으로(기러기 아빠의 경우) 또 아이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모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외국어를 잘 할 수 없다는 것이 언어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입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10세 이전의 교육은 집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너무 영어학원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엄마 아빠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공부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이런 방법을 쓰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집에 있는 모든 집기에 영어와 한글을 동시에 써 놓는 것입니다. 화장실은 Toilet, 문은 Door, 창문은 Window, 부엌은 Kitchen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신경 써서 하다보면 집안에서만 배우는 단어도 200개가 넘게 됩니다. 한 달간 하루에 한 번씩만 읽게 해준다면 단어의 90% 이상을 알게 됩니다.
더불어 영어동화책을 자주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쉬운 것으로,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위주로 해서 읽어주시되, 꾸준히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I love my Mum.(Mom)
I love my Dad.
I love my Brother.
I love my Grandpa.
I love my Grandma.
I love my dog.
I love all my family.
이런 식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교재가 처음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무척 좋습니다. 실제로 이 곳 읽기 교육도 그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언제 한 번 시간이 나면 초등학교 영어 공부에 대해 심도깊게 써 보겠습니다. 제가 직접 저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체험한 것이라 무엇보다 현실감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이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제가 오랫동안 글을 못 올려 죄송합니다. 제가 하는 비즈니스에 문제가 생겨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네티즌 여러분의 깊은 이해 부탁 드립니다. 앞으로는 열심히 쓰겠습니다. 글쓴 이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