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장을 보고 김밥을 만들어 결혼식장에 갔습니다. 넓은 정원에 지체들이 모이고 부드러운 찬양이 연주 되었습니다. 신랑 신부가 활짝 웃으며 반지를 주고 받고 나니 갑자기 비가 후두둑...... 몇 분을 기다리다 다함게 하늘을 향해 "please"를 외치니 놀랍게도 비가 뚝! 그래서 다시 결혼식이 진행되고 서약서에 서명을 마치니 또 다시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비를 흠뻑 맞고도 즐거워하며 아슬아슬하게 사진까지 찍고 집회소로 장소를 옮겨 하객들과 인사와 찬양 그리고 코멘트가 있었습니다. 그 다음은 하객들이 성의껏 준비해 온 finger food(손으로 간단하게 집어 먹을 수 있는 음식)로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교회 안의 결혼식! 정말 좋습니다.
결혼식은 중국 지체 정원에서, 결혼 케익은 한국 자매님이 솜씨 발휘하고, 키위자매님은 정원의 꽃들 모아다 하얀 레이스에 보기 좋게 장식하니 어느 결혼 예식장 못지 않은 분위기, 지체들이 각각 한 접시씩 들고 온 음식이 여러 상 가득~, 거기다 한 가정을 온전히 얻으시는 주님의 영광!
결혼식이 다 끝나고 멀리서 오신 한국어 지체들을 위하여 저는 다시 앞치마를 입었습니다. 밥 한 솥, 카레 한 솥, 미소국 한 냄비, 야채 샐러드 한 볼, 김치 세 포기에 푸짐한 저녁이 되었습니다. 저녁밥 해 드렸으니 그냥 가시면 안 된다고 찬양 파일 한 권씩 안겨 드리고 결혼식에서 불렀던 찬양을 다시 펼쳐 "Lord keep my heart......"
1년 전쯤 '입맞춤을 거절 당한 신랑 그러나'란 제목으로 한국 자매님과 러시아 형제님의 결혼식을 소개한 적이 있었던 그 장본인들도 함께 자리를 했습니다. 그 날의 신부는 배가 불러 있고, 큰 키에 선하디 선하게 생긴 러시아형제님은 미소를 머금고 잠시도 각시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차린 저녁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몇 번이나 음식을 다시 들어 가고 김치까지 맛있게 먹는 형제님이 저에게는 신기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한 차례 지체가 가고 나니 피아노 잘 치는 자매님, 음정 좋은 자매님, 그리고 형제님 한 분이 같이 말씀을 누리고 싶다고 현관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섞임이 시작되고 2시간이 넘게 말씀 먹기와 피아노 반주에 맞춘 찬양 - 얼마나 즐겁고 달콤한지 '즐거움에 참예하는 자' 바로 그 실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금발머리 신랑 신부 weeding에 저도 덩달아 많이 즐거워 하며 지체를 한껏 누린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