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휴가에는 돌고래를 보고 싶다는 딸아이의 간절한 요청에 의하여 얼마전 온 가족이 북쪽으로 향했습니다.
지나는 길에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던 지체들을 방문하며 함께 식사도 하고 여러 가지 교통을 나누며 숙박까지 제공 받은 여행이었습니다. 지도를 읽어 가며 길을 찾는 여행이라 조금은 긴장되기도 했지만 생소한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물어 물어 가는 여행도 나름대로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는 길목 서로의 격려가 필요한 지체들을 대할 수 있었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유익했습니다.
돌고래를 보기 위해 배를 탈 수 있는 곳 가까이에 이르러 선박장을 물었더니 안내해 주며 건네는 농담이 "굳이 배 안 타도 되는데.. 여기서 수영하여 나가면 돌고래 더 많이 볼텐데.." - "That's good idea! anyway, thank you very much!"^^
드디어 3시간 동안 배를 타고 바다를 돌며 돌고래도 보고 아름다운 섬들을 둘러 볼 수 있는 배를 탔습니다. 배가 큼직하고 쾌적한 실내가 있는 여행선이라 안심 했지만 그래도 만약을 대비하여 출입구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멀미 괜찮느냐는 확인을 몇 번이나 받아 가며 얼마를 달리다 보니 돌고래가 보인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뱃전에 나서니 우와~ 정말 사진이나 화면에서만 보았던 돌고래 떼를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쉴새없이 카메라 셔트를 눌러대고 비명을 지르고 배에 탄 모든 사람들이 흥분했습니다. 수십 마리의 돌고래가 유유히 바다를 헤엄쳐 멈춘 배 주의를 배회하는데 사람들의 환호나 배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쁜 OO 돌고래는 엄마 돌고래 옆을 떨어지지 않고 꼭 같은 모양으로 헤엄쳐 다니는 모습도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게 모두 돌고래를 감상하느라 넋을 잃고 있는데 어느 한국 할아버지 한 분이 하는 말 "총이 있었으면 쏘아서 저것들 한 마리 잡았으면 좋겠네."(한국말로 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우리 식구와 그 할아버지 식구를 제외하고는 다 외국 사람들이었으니^^)
그 돌고래들하고 수영하고 싶다고 뱃머리에서 동동 뛰며 좋아하고 있던 제 딸아이가 그 할아버지 말을 듣고 얼굴색이 변하여 제게 다가 와서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펄펄 뛰었습니다. 배여행을 마치는 순간까지 그 할아버지가 보이기만 하면 또 저에게 뭐라 뭐라... 어쩌고 저쩌고...^^
제가 싱싱한 물고기 보면 회나 매운탕 생각하듯 그 할아버지 또한 커다랗고 예쁜 돌고래에 뭔가 연상 가는 게 있었나 봅니다.^^ 몸 보신?^^
제가 살고 있는 길 바로 앞에 있는 대학 캠퍼스를 걷다 보면 꼭 닭처럼 생긴 커다란 새가 쌍을 지어 다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별로 날지도 않고 주로 종종 걸음으로 유유히 다니는데 누구 하나 돌을 던지거나 팔매질을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 새를 바라보며 제가 하는 말 "야~ 너들 정말 좋은 동네 사는 줄 알아라. 한국 같으면...."^^
몇 년 전 캐나다 록키 산맥 쪽을 여행하면서 차에 치여 길가에 쓰러져 있던 검은 곰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차 안에 있던 두 남자분이 약속이라도 한 듯 외쳐대는 말 "곰 발바닥!!" 그리고 결국은 차를 세우고 죽은 곰 가까이 가려 하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외쳐대길 "곰이 나올 수 있다. 위험하다. 빨리 차에 타라!" 재차 놀라 다시 운전을 하여 몇 미터를 가다 보니 정말 살아 있는 곰이 길 가에 앉아 있더군요. 그래도 못내 아쉬워 돌아 오는 비행기 속에서도 그 곰 발바닥 노래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왜 하필이면 그러한 것들이 몸에 좋다고 하는지? 따지고 보면 단백질, 칼슘, 철분 등 일반 영양소들 일텐데 말입니다. 이 곳 뉴질랜드 사람들 보면 특별한 보약이나 보신제 먹는 일 없어도 건강하게 잘 삽니다. 근육 좋은 남자들도 많고요.^^
예쁜 돌고래를 바라보며 총질을 생각하는 우리네 생각들 이제는 조금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바다2까지 왔습니다.
*제 컴이 완전히 온전해지면 디카에 담겨져 있는 돌고래들 이 곳에 올릴 수도 있는데 좀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