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dget 엄마
나눔방
, 2005-08-30 , 조회수 (2313) , 추천 (0) , 스크랩 (0)


아침 시간 벨이 울려 나가 보니 금발머리 두 갈래로 쫑쫑 땋은 여자애가 방긋 웃었습니다.


학교버스를 놓쳤는데 학교까지 차를 태워 줄 수 있는 있느냐는 질문에 제 대답은 물론 "sure" 였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버스 대신 아침마다 제 차로 제 딸아이와 같은 학교에 내리기를 일주일 되는 날, 그 여자아이 엄마로부터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커다란 꽃다발이 저에게 왔습니다. 그래서 그 날 아침엔 "your mon shouldn't have done that" ..


그렇게 몇 달을 같이 하던 Bridget가 지난 금요일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정말 "I am sorry about that" 였습니다. 그리고 Bridget 엄마가 손수 또 다시 예쁜 꽃바구니를 들고 왔습니다. 그 동안 정말 감사했다며.^^


오클랜드가 좁은 것인지 인연이 있어서인지 인사를 나누고 보니 그 엄마는 제가 커뮤니티에서 영어 공부 할 때 저를 가르친 적이 있던 영어 선생님이었습니다. 오른쪽 팔이 절단된 불구자인 Bridget 엄마는 스스럼없이  도움을 구해가며 오랫동안 그 커뮤니티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당당하게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처음 반을 배정 받고 저는 좀 놀랬고 불구자에 대한 선입감으로 사실 꺼림직하기까지 했었습니다. 그러나 파일에 끼워진 수업 자료들을 잘 빼내지 못해 때론 칠판을 옮기고자 제 이름을 자주 부르던 Judy가 점점 친근하게 느껴졌고 무척 인상 깊게 자리 했었습니다.


제가 언젠가 언급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나라에서 대우 받는 순서는 1. 장애인,  2. 어린이와 노인,  3. 여성,  4. 애완동물,  그리고 마지막 5번이 남성이라고 합니다. 이거 제대로된 순서인 것 같지 않습니까?(어떤 남자분은 '아니, 남성이 애완동물보다 못하다고?'^^  - 그게 아니고 아마도 남자는 4번까지를 다 보호하고 수용하는 강하고 넓음이 있다고 인정하는 거겠지요.^^)


하여간, 장애인도 일반 학교에서 정상인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배려되고, 5~6명의 장애인 반에 2~3명 이상의 교사가 배정되고, 힐체를 태우고 수영장에 와서 수영을 하게 하고, 청각장애자를 위하여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 일일이 사운드 설명을 곁들인 자막을 띄우고 하는 것을 보면 뉴질랜드가 선진 복지국가가 맞긴 맞는 것 같습니다.


이 나라에 와서 장애인이 되어 버린 저도 장애인 혜택을 좀 받아야겠습니다. - 제대로 안들리는 영어 때문에 자막 읽으며 텔레비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