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잠시 한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바로 전 날 옛직장 동료를 만났습니다.
같은 실과소에 있었지만 백명이 넘는 직원과 근무하는 파트가 달랐기에 평소에 대화를 해 본 적이 거의 없었던 동료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많이 사랑하고 열심히 성경을 추구한다는 이야기(그것도 위치만 리, 위트니스 리 두 형제님의 저서를 많이 읽는다)를 듣고 잠시 함께 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서로 주님의 사랑을 이야기 했고, 교회생활을 이야기 했고, 우리가 얼마나 축복 받은 자들인가를 이야기 했습니다. 두 시간 남짓한 대화로 그 동료는 회복의 진리에 마음문을 활짝 열었고 급기야는 제가 함께 교회생활하던 지체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기에 기꺼이 응했습니다. 그래서 그 동료의 거주지와 가까운 안동교회 지체에게 전화를 걸어 전화와 가정방문을 간곡히 부탁하고 왔습니다. 다음날로 비행기를 타야 했던 저로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것 뿐이었습니다.그리고 이 곳에 와서 메일을 한 번 보내고 전화를 한 번하고 그랬을 뿐인는데 오늘 그 동료로 부터 다음과 같은 메일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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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이제 자매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지구가 다 한마당 한뜰이겠지만 서로 만날수가 없으니 멜로 만납니다.
자매님 너무 감사하고 이것도 주님의 경륜안에 계획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한 두 주는 다른 지체들과 섞이느라 좀 바빴고요 또 생소한 용어도 많고 결정 연구가 좀 어려워서 나름대로 테입도 듣고 하느라고 시간가는줄 몰랐어요.
웜바이러스 때문에 소식이 좀 늦었구요. 이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지난주에는 아가서를 라이프스타디로 추구했는데 무척 좋았어요.
주님을 만나는데 너무 많이 시간이 걸렸지만 오히려 감사해요.
지금도 자매님의 환한 미소와 오 주 예수여.. 하는 목소리가 생생하네요.
(중간 생략...)
주님은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주신다고 했습니다. 멀리 있어도 저는 자매님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우린 주님의 계획안에 있는 하나님-사람이니 오직 주님의 것입니다.
새예루살렘의 생명나무는 실제이지만 보이지 않습니다. 영안으로 우린 볼 수 있지요.
저는 요즘 옛창조의 부분을 종결하는 훈련을 합니다.
주님앞에 우린 늘 신부지요. 우린 그분만 사랑해야 하지요.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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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회복으로 이끌어지는 지체를 대하면서 교회와 그리스도 몸에 대한 주님의 말씀하심을 조금씩 듣습니다. 한 지체의 목양을 위하여 김천에서 안동까지 오시어 같이 추구하는 시간을 가지는 형제 자매님, 안동교회, 영주교회 모든 지체들이 함께 관심하며 기뻐하는 모습들에서..
저 또한 이런 과정으로 한 지체가 되었습니다. 일요일이면 성서를 들고 하얀 머리수건을 챙겨 성당을 성실히 다니기도 했는데 항상 제가 앓는 병(혼자는 몹시 힘들었는데 뚜렷한 병명은 없고..)이 있었습니다. 마음 한구석이 늘 헹하데요.^^ 그래서 그 속을 채워보겠다고 문학 철학 온갖 잡다한 책들을 한 방 가득 메워 보기도.. 닥치는대로 음반을 사다가 재워보기도.. 그러다가 가끔 제 힘듬(?)을 털어 놓으면 "호강에 받쳐 요강에 똥싸는 소리 한다."고 튀박을 맞고..
그러던 언제부터인가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주말이면 형편 되는대로 마구 다녔습니다. 그러다 좀 더 먼 곳으로 눈을 돌려 캐나다, 미국, 일본 그리고 뉴질랜드까지..
그런데 그 뉴질랜드 마지막 여행지에서 만나게 된 피부색이 다르고 체구가 커다란 두 마오리형제님과 차를 마시며 하나님 이야기를 잠시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제 병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알게 되었지요. "우리는 하나님 담는 그릇" 그 그릇에 다른 것을 계속 집어 넣고 있었으니 늘 공허했고 만족할 수 없었던 것을.. 신부님을 대하기도 하였고 더러 목사님의 설교를 듣기도 했는데 왜 이런 하나님의 말씀하심을 제대로 붙잡지 못했는지?
그 여행을 마치자마자 지방에 있는 교회를 찿아 나섰고 여러 지방 여러 지체의 도움과 사랑으로 저도 이 회복으로 이끌어졌습니다. 정말 많은 시간을 허비 하고서야.... 그러나 돌아 보면 이 모든 것이 저에게 너무나 필요했던 주님의 안배와 예비하심이었음을 봅니다.
이번주 토요일엔 저의 정곡을 찔러 공허를 말씀해 주신 그 형제님 가정에서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김밥을 만들어 가기로 했고 그 자매님은 두툼하고 푸짐한 피자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머시멜론(사탕과자 비슷한 것)을 구워 먹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이번에 갈 때 큰 봉지로 몇 봉 머시멜론을 사주기로 했습니다. 활활 타는 통나무 벽난로에서 메이슨, 일라자, 삐오나랑 함께 실컷 구워 먹으라고요.
그리고 항상 풍성하고 편안한 그 형제님과 자매님을 보면서 아직도 제 속에 가득한 고약한 것들 좀 털어내어 보고 싶고..
처음 주님의 이름을 함께 불렀던 그 신선했던 기억을 되새기며 자신을 다시 추스러 보고 싶기도 하고..
이제는 조금이나마 주님의 향기를 내는 자 되기를 간절히 사모하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조금은 먼 산길을 다시 가보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