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카드 이야기
나눔방
timothy , 2005-08-29 , 조회수 (1785) , 추천 (0) , 스크랩 (0)


학교 끝나고 딸아이 픽업하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한 열흘 전부터 제가 타던 도요다 캠리 88 년식 차를
딸이 가지고 다니게 해 보았습니다. 그 대신 저는 집 사람이 출근하는 길에 떨어뜨려 놓고 끝 나고  데리러 오곤 합니다.

대중교통 수단이 여의치 않은 이곳은 생활 패턴이 다르면
식구마다 차가 필요합니다.

지난 주일 저녁에는 이곳 남 가주 전체 만찬 집회가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딸에게 타게 했던 차를 제가 다시 탔습니다.
집회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개스를 넣으려고 개스테이션에
들어 갔습니다. 물론 크레딧 카드로 기름을 넣었습니다.

개스가 들어가는 동안 아무래도 차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아서
후들를 열고 엔진오일을 찍어보니 게이지 끝에만 약간 뭍어 나는 것이었습니다. 몇 번을 찍어 보아도 마찬가지...아무래도 오일을 보충하고 가야할 것 같아서 엔진 오일 한 병을 사고
지갑을 보니 캐쉬는 없고 크레딧 카드 뿐이었습니다.

2불 남짓에 불과한 엔진오일 한 병을 사고 크레딧 카드를 내자니 영 미안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뭘 더 사려고 해도 개스테이션 내의 구멍가게인지라 마땅히 더 살 것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 저런 것 때문에 케쉬어 앞에 서성이자 남이 계통 직원이
무예도를 아느냐고 내게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자기에게 무예도를 가르친 메스터가 한국인이었던 모양입니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사실은 내가 엔진 오일 하나를 샀는데 크레딧 카드 뿐이라고 하자 전혀 문제가 없다며 계산을 하고 돌려 줍니다. 어떤 사람은 50센트 짜리를 사고도 카드로 결재한답니다.

한국에서 그랬다가는 눈치가 보이겠지요. 사실 여기서도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이나 다른 비지니스에서는 20불 이하는 카드를 안 받는다고 아예 써 붙여 놓기도 합니다.

캐쉬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강도의 표적이 될 때가 많습니다.  이와는 달리 미국 사람들은 2- 3불 짜리 물건을 사고도 개인수표(책크)를 끊어서 주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만큼 카드나 수표 문화가 익숙합니다.

그것은 그렇고 오늘도 여름 방학 동안 교회 형제님의 CPA 사무실에서 인턴쉽을 하기로 한 딸 아이가 제 차를 타고 다니느라고 ...저는 낮에는 차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가정들처럼 식구대로 차 하나씩 장만을 해야 할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