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이야기
나눔방
timothy , 2005-08-29 , 조회수 (2013) , 추천 (0) , 스크랩 (0)
오늘 아침에 거의 생의 끝에 와 계신 한 자매님을
병원으로 찾아 뵈었습니다.

함께 봉사하시는 형제님의 어머니이신데
86세이시고 그야 말로 오늘 내일 하시는...
타주에 살던 가족들이 임종을 지켜보거나
장례를 위해 속속 도착하고...

식구들이 거의 다 그리스도인들이라
우리가 나누는 대화도 ...그렇게 무겁거나
어둡지 않습니다.

간단한 기도를 하고...가족들을 위로하는
몇 마디...그리고 우리가 7 남매인데
큰 언니가 55년도에 미국에 처음와서
...지금은 우리 7남매가 다 미국 살고 있습니다.
그 때는 지금과 달라서 가족이민 초청하면
한 두 달만에 다 비자가 나왔지.. 그래 맞아...

우리 어머니는 재산도 많이 남긴 것이 없어
가족들끼리 싸울 일도 없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반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셋째 따님이 미국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 때는 이미 결혼 해서 아이들이 있었지요.
그런데 하루는 자신의 딸 이야기를 하니까
single mother 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더랍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
미국에서는 반지를 손에 안끼면 결혼 안 한 것으로
생각한 답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반지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저도 교회 안에서 자매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혼수 이야기가 오고 가고..
하루는 장모님이
사위 될 사람 반지를 뭘로 해 주길 원하는지를
저의 자매를 통해 넌지시 물어왔습니다.

저의 반응은....

저는 반지 필요없습니다.
손에 반지를 끼면 세수할 때 비누도 끼고
불편한데 그냥 반지는 안 끼는 것으로 할랍니다.

저는 그냥 별 생각없이 실용적인 그리고 저 편한 것만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는데... 듣는 쪽에서는 잠시
오해가 있었답니다. 물론 나중에 오해는 풀렸지만...
제가 이렇게 치우친 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을 고려하는 것이 부족하고....

아마 지금 같았다면...
내가 기혼자라는 의미로
간단한 반지라도 당연히 사자고 했을 것입니다.
미국에 살면 더욱...


이와 비슷한 이야기 하나 더..

아이들 영어 교육 붐이 한 창일던 때입니다.
물론 지금도 그 붐이 계속 되고 있지만...
한번은 한국에서 한 자매님이
아이들 셋을 데리고 미국으로 오셨습니다.
어찌하든 자녀들 미국 교육을 시켜 보시려고...

하루는 그 자매님 아들이 학교에서
부모 싸인을 받아가야 하는
무슨 종이를 가져 왔습니다.

여기는 하다 못해 아이들이 야외 소풍을
하루 나 갔다 와도
별거 별거 다 싸인을 해서 보내야 합니다.
아이의 주치의가 누구인지
아이가 평소에 먹는 약이 있는지
비상 사태가 생기면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
이런 것 다 적은 다음 싸인해서 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아들인 박 아무개인데
엄마는 조 아무개임으로
부모 서명란에 조 아무개라고 쓰고 싸인을 멋지게 해서
보냈더니만...
선생님이 하시는 말이... 너 스탭 마덜(계모)하고 사느냐고
묻더랍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결혼하면 남편 성을 따라서 쓰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자매도 원래는 최00 였는데
여기 와서는 김00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한국 지체들하고 이야기 하면서
최00 자매가 어떻고 하면..
이곳 지체들은 김 자매님 원래 성이 최씨였어요?
합니다.


이것 저것...
그냥 써 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참 성(last name)이 뭐더라.
우리는 다 하나님의 자녀이고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부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