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캘리포니아 애나하임-디즈니랜드가 애나하임에 있는 것은 다 아시지요?-에 살 때는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수평이었습니다. 무슨 뜻이냐면... 작은 언덕 하나가 없이 그냥 평지뿐이었다는 말.. 물론 그냥 공터는 아니지요. 그 위에 집도 있고 공원도 있고..
그러다가 한 20분 떨어진 플러턴 으로 이사했어요. 벌써 한 6-7년 됐네요.
그런데 여긴 분위기가 딴 판이예요. 우선 나무들이 더 많고 우거지고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
몇 년을 살았어도 아니 이 주변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정도록 오목 조목 들어 앉은 곳이 많아요.
주택가 한 복판에 18홀 골프장도 들어 앉고, 또 어떤 곳은 고개만 넘으면 전혀 딴 분위기가 펼쳐지고, 어떤 집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백칸 대궐집같이 넓고...
그런데 이런 것들이 숲이나 언덕이나 아니면 잘 안다니는 길 쪽으로 들어앉아 있어서 평소에 그냥 지나다녀서는 보이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를 들어 서울 창신동이니, 혜화동이니, 마포니 하면 ...빤하잖아요. 어디에 뭐가 있고...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회복역 성경을 들고...한 3년 전에 큰 맘먹고 산책하다가 발견한 산책로를 걸었습니다. 이 산책로도 차타고 휙휙 지나다닐 때는 몇 년을 그 쪽으로 다녔어도 보지 못하던 곳이지요.
주말만 되면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힘껏 페달을 밟으며 떼를 지어 다니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곳은 비포장도로이면서도 굴곡이 심하고 또 어떤 길은 푸석한 흙길이고, 또 어떤 곳은 철길을 따라 나란히 있기도 하고, 말 기르는 곳 옆을 지나기도 하고, 움푹 패인 구릉에 큰 나무들이 빼곡이 있는 곳을 지나기도 하고...아무틍 역시 주택이 들어선 곳이면서도 한 시간을 걸어도 무슨 깊은 숲속에 들어온듯한 분위기가 계속되는 그런 곳입니다.
아침 시간인데도 우람하게 생긴 미국인 아저씨들 네 다섯명이 자전거를 타고 내 달리면서 하나 같이 웃는 얼굴로 '하이' 합니다.
저는 회복역 주석성경을 펴 들고 걸어가면서 빌립보서 2:5 절 , Let this mind be in you...이런 말씀을 선포합니다. 그러다가 저쪽이 '하이' 하면 저도 '하이' 하고...
자전거 이야기가 나왔으니...조금 더 이야기 할까요?
우선 이곳은 헬맷을 안 쓰고 자전거 타면 법에 걸립니다.
저도 처음엔 핼맷쓰면 머리도 망가지고 여엉 신경이 쓰여서 안 쓰고 타다가... 이거 분위기가 그게 아니어서 그라지 세일에서 산 중고 핼맷을 쓰고 몇 개월 다닌 적이 있습니다. 차 없이 살 때...
한 번은 교통 법정엘 갔는데
거기서 미국인 형제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어찌 이런데서 지체를 만나는고... 하는 생각에 처음엔 주저 주저 하다가 다가가서 웬 일로 왔느냐고 했더니 형제님 아들이 헬멧없이 자전거 타다가 티켓을 받았답니다. 그래서 헬멧 집에 있는데 급한 일이 있어서 미처 못쓰고 나왔다고 했더니 그러면 아무 날 몇시에 법정으로 헬멧을 가지고 출두하라고 해서 왔답니다.
판사에게 헬멧보여주고 그 사건은 '디스미스'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각하되었다'고 하나요.
또 다른 자전거 이야기...
누림이가 초등학교 2-3 학년 때 쯤이었을 것입니다. 하도 자전거 타령을 하길래 주말에 있는 그라지 세일에 다니면서 보니까 마침 파아란 색 아이들 자전거가 있어서 5불인가 주고 하나 사줬습니다.
그랬더니 그걸 학교 다닐 때 타고 다니고 애지 중지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어느 날 아파트 문 앞에 뉘여 놓았던 자전거가 없어진 것입니다. 12 유닛 (열 두 가구)이 사는 이층 짜리 조그만 아파트 였는데 문이야 아무나 밀고 들어올 수 있게 되어 있고...
아 여기도 이런 일이 있기도 하구나 하는 것을 그 때 비로소 알았습니다.
아이가 너무 아쉬워 하길래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그 근처 집들을 돌아다녀 보기도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자전거 이야기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글 쓰다보니까 ....기억이 안나네요. 내가 뭘 쓰려고 했었지?...제가 요즘 이렇답니다.
이다음에 생각이 나면 조금 더 추가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겠네요. 어짜피 쥔장 등 떠밀러 온 것이 주 목적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