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권위적이고 보여주기 위한 행사를 배제한다.
1. 최대한 예산을 줄인다.
1. 다함께 즐겁고 알차다.
이상은 두 아이 학교의 졸업식을 보면서 느낀점들 입니다.
이 곳의 졸업식은 evening에 피크닉(학교내)과 소시지 바베큐 등으로 시작하여 일종의 공연식으로 졸업행사를 합니다. 그래서 바구니에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여 학교 잔듸밭에서 저녁을 즐기고, 교실에서는 광대가 재미있는 놀이와 퀴즈 등으로 아이들을 즐겁게 하더군요.
그러다 시간이 되면 hall에 모여 졸업식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학교 어느 곳에도 졸업식이라고 내걸어 놓은 현수막은 없습니다. 심지어 hall 조차 그러한 펜말은 보이지 않습니다. 또 한가지 졸업식 꽃다발이 보이지 않습니다. 딱 한 사람 보긴 보았습니다. 이 곳에서 치과의를 하고 있는 한국인 가족^^..
교장선생님은 학부모들이 앉아 있는 앞자리에 좌석을 정하고 교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마루바닥에 앉기도 서기도 편한대로 합니다. 특별한 단상이나 좌석 없이 사회도 진행도 아이들이 맡아하는 졸업식 행사를 교사는 즐기고 있는 듯한 분위기..^^
한국과는 달리 지역 유지나 주요 기관장의 지루하고 틀에 박힌 인사(연설?)문 내지는 상장 수여가 없습니다. 첫순서인 뉴질랜드 국가 제창이 끝나자 아이들의 노래와 무용이 이어지고 중간 중간 교장과 육성회장의 일년간 학교행사 및 운영에 관련된 보고와 후감이 간단하게 있었을 뿐.. 아이들의 즐거운 시간을 정장 입은 어른들^^이 가로채지는 않더군요.
서너명의 졸업생이 그 동안의 학교생활을 기억하는 발표가 있었는데 선생님과 학교활동에 대하여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듣는 이는 다함께 웃음을 자아내기도 박수를 보내기도 하였고요, 할아버지와 삼촌이 졸업한 이 학교를 본인까지 졸업하게 되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어느 남자아이의 발표는 그 곳에 모인 모든이가 자부심을 느끼게도 하였습니다.^^
계속하여 이어지는 아이들의 노래와 율동에 함께 박수로 장단을 마추기도 하고, 기타 반주를 맡은 나이든 남자 선생님은 흥에 겨워 기타가 올라 갔다 내려 갔다..^^
졸업장 수여에 이어 작년에는 '거룩한 밤 고요한 밤~' 으로, 이번에는 '징글벨 징글벨~'으로 졸업식 행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지난해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간 분당에서 초등학교 어머니회장을 했다던 성우엄마가 생각납니다. 아이의 졸업식을 지켜 보면서 내내 "정말 다르네.. 어찌 이리 소박하고 아름답노.. 이 정도 행사면 우리 엄마들 난리 나는데.. 이런 것 보면 돌아 가기 진짜 싫어지네..^^ - 그 엄마 올해도 학교에서 무슨 장을 맡았다고 하던데 그 동안 본 것들을 적용 좀 시켰는지?..^^)
딸아이가 졸업한 시골학교은 더 재미있고 정겨웠습니다. "We want Santa!!!"라는 구호를 외치자 선물꾸러미를 메고 나타난 산타할아버지! 선물에 적어진 이름을 호명하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덕담과 유머 그리고 쵸코렛과 선물을 전하는 것이 마지막 순서였습니다. 우리 아이에겐 "너네 엄마는 옛날에 초코렛을 항상 두개를 집었다." - 모두들 저를 쳐다보며 미소를..^^
담임이자 교장인 엘리슨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 오는 아이를 부둥켜 안고 얼마나 아쉬워하던지.. 마지막 인사를 하는 저에게 결국은 눈물까지 보였습니다. 아이를 돌봐 준 키위 자매님도.. 빵 먹는 이 나라사람도 더러 정이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
"I will miss you" - "me too"
"Have good New Year! Take care! Good luck!" - "you too"
마주치는 학부모마다 우리에게 건네는 인사말 이었습니다.^^
즐거운 졸업식을 마치고..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며 ..
작고 아름다운 학교를 떠나 왔습니다.
* 사진이라도 몇 장 올려 실감 부분의 부족함을 채워보려 했지만 사정상 그것도 쉽지가 않네요.
* 뉴질랜드는 이번주부터 초등학교를 비롯하여 모든 학생들의 긴 여름방학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당분간 아이들과 방학 여행이라도 떠나 보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