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mothy ,
2005-08-29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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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낮 시간을 가든에서 보냈습니다.
촘촘히 심겨진 나무들 뽑아 지체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고,
자리를 바꾸고, 줄을 맞추고,
오렌지와 레몬 나무는 잘 보이는 모퉁이에 심고,
장미는 들어 오는 입구에 모아 심고,
제일 품위가 난다는 팜나무는 단풍나무 뽑아내고 중간에다 심고,
토마토와 딸기, 상치, 깻잎 모종은 달팽이가 무서워 화분과 스치로플 상자에 정리하여 달팽이 약을 잔뜩 뿌리고(지난해는 달팽이 공격으로 한 평 남짓 되었던 제 채소농사를 다 망쳤거던요),
습한 구석마다 모여 있는 달팽이 무리들 수시로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잡초를 방지하는 bark(오일 같은 것에 절여진 나무껍질)를 뿌리고,
이렇게 오늘부로 가든정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뉴질랜드는 기후 때문에 한국보다 약 30배 정도 나무가 잘 자라는 곳이라 나무를 집 주의에 아무렇게 심어 놓았다간 뒷 감당이 힘듭니다. 햇빛을 차단하고, 지붕을 덮어 버리고, 주의가 습해지고, 크게 자라 버린 나무는 잘라 내기도 쉽지 않고요.
그래서 저는 이사하고 가든정리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러니라 늘 사람들이 붐비는 가든가게를 몇 번이나 갔어야 했는데 아무리 자주 가도 지겹지가 않았습니다.
꽃나무를 고르다가 가게 내에 있는 카페에서 맛있는 빵과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또 갖가지 예쁜 꽃들과 화분, 금붕어들을 구경하고, 신귀한 장비들을 유심히 들여다 보기도 하고..
트레이를 밀고 따라 다니던 아들녀석은 그만 가자고 성화를 부렸지만 저는 “조금만 더…”를 연발하였습니다.^^
현재 여기는 봄이라 그러기도 하겠지만 Gardening은 이 나라 사람들의 인기 있는 취미생활 입니다. Gardening을 즐기는 연령층도 다양하고요.
그래서 도서관에 가면 Gardening에 관련된 잡지나 전문 도서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가든 주인은 아무렇게나 차려 입고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가든은 세밀하게 신경을 쓴 것이 역력한 사진들을 쉽게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오늘 저녁 얼마 전에 이 곳에 오신 자매님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마땅한 집을 구하기가 힘들어서 우리나라 연립주택 비슷한 것을 보러 다니기도 했다기에 “이 나라 와서 그런 곳에 살면 정말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적지 않은 분들이 정원을 정리하고 가꾸는 것을 귀찮아 하고 힘들어 하는 경향이 좀 있습니다. 시멘트 마당과 아파트 문화가 편리해서 좋다고들 하시며..
그렇지만 자연을 즐기지 않으면 진짜 따분한 곳이 뉴질랜드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