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결혼식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님을 사랑하는 신랑 신부가 제일 아름다웠고요.
사치스러움과 형식이 전혀 없는 문화와 관념을 멀리한 인상 깊은 결혼식이 지난 일요일 노오스쇼어집회소에서 있었습니다.
하얀 식탁보로 칠판을 가리고 정원에 흔하게 피어 있는 덩굴꽃(쟈스민 향기가 나는) 가져다 아담하게 장식하고 ..
커다란 화병엔 우리집 가든에도 옆집 울타리 밑에도 한가득 피고 있는 대롱이 긴 꽃(이름을 정확히 모름-죄송^^)들 아름드리 꽂아 놓고..
독일 베를린에서 스물 시간이 넘게 비행기 타고 결혼식 3시간 전에 도착한 신랑..
커다란 키에 선한 눈매를 가진 러시아 청년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얀 동전이 달린 하얀 한복에 하얗고 작은 꽃 만들어 붙이고, 길지 않은 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
쌍거풀 없는 눈에 통통한 얼굴은 전형적인 한국 아씨 그 모습..
신부 앞에 먼저 들어선 들러리(Bridesmaid)는 긴 금발에 파아란 눈을 가진 아름다운 키위(뉴질랜드인) 숙녀..
하나님 앞에 두 사람의 결혼선서가 영어로 선포 되고..
서로에게 반지를 끼워 주고..
입 맞추라는 장로형제님의 언질에 신랑은 즐거이 고개 돌려 살며시 키를 낮추었건만..
신부는 가까이 얼굴을 대는 신랑을 밀어내며 고개를 돌려 버리니..
신랑이 얼굴을 붉히며 멈칙! 그러나 사랑스러운 미소로..
하객 모두는 박장대소^^..
다시 한 번 입맞춤의 기회를 주면서 신랑에게 조심스럽게 잘 다가가라는 장로형제님의 충고에 또 다시 웃음바다가 되고..
헐렁한 난방차림에 몸매가 풍부한 키위자매님^^과 마오리(half)형제님의 아름다운 화음이 실내에 퍼지면서..
가까이서 신부를 보아 온 사람들이 나와 자연스럽게 두 사람에 대한 소감과 축복을 빌었습니다.
신랑 신부까지 한 마디씩..
한국에서 얼마전 이 곳으로 이주하신 할머니가 구경하러 오셨서는 "애고~ 신랑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해대냐? 결혼식에서, 신부까지 희한타.."
옆에 앉은 우리들은 입을 막고 쿡쿡쿡..^^
한참을 듣고 있어도(영어라서 더러는 알아 듣지도 못하긴 했지만 ...^^) 전혀 지루하지 않은 여러 사람의 덕담이 끝나고,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신부 어머니의 풍성하고 청량한 음색의 찬양(독창)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히 젖게 하였습니다.
독창이 끝나자 전 하객이 일어서 그 찬양을 받아 불렀는데..
"......
Christ liveth in me,
Christ liveth in me
Oh! What a salvation this,
That Christ liveth in me."
영어에 이어 한국어가 나가고..
"......
주 하나님이 살아 계시네
이 어떠한 구원인가
주 내 안에 사네"
감동이 넘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아름다워질 수 있구나..
주님이 우리를 적셔줄 때..
그 분이 표현될 때 이렇게 아름다워지는구나..'
목이 메였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결혼식이었습니다.
참으로 달콤했습니다.
신부가 직접 만든 하얀 결혼케익처럼..
끝으로 온 성도가 한 가지씩 해 온 finger food로 맛있고 풍성하게 모두가 즐겁게 먹고 주님까지 듬뿍 누렸습니다.
*신랑 : Azat Chaiakhnetov - 10년 전 러시아에서 회복되어 현재 독일에서 메세지 번역 등을 하며 전시간으로 봉사하고 있음.
*신부 : Jasmin 황(황지은) - 8년전 이 곳 뉴질랜드로 이주하여 해밀턴 훈련센타에서 훈련을 마치고 캠퍼스 봉사를 해오고 있었음. cooking을 전공하여 요리솜씨도 뛰어남.
*신부인 지은자매가 유럽쪽으로 섞임을 갔다가 첫 만남에서 Azat형제에게 선택 되어졌음.
*아이가 태어나면 러시아어, 한국어, 영어, 독일어 어느 것을 주 언어로 가르쳐야 될지 벌써 신랑이 고민했음.^^*
*그리고 저는 거의 돈 들이지 않고도 아름답고 멋진 결혼식을 치룰 수 있는 많은 힌트를 얻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