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대로 배웁니다
나눔방
timothy , 2005-08-29 , 조회수 (1973) , 추천 (0) , 스크랩 (0)

donation통을 만들어 책상 위에 갖다 놓으며 "엄마, 오늘부터 설거지 청소 등은 제가 할께요. donstion 좀 해주세요.~"  아양까지 부려가며..^^

며칠 전부터 축구화가 사고 싶어 안달을 부리던 열 살 난 아들의 궁여지책이  donation으로 착안되었나 봅니다. 그러더니 진짜 자진해서 청소기도 돌리고 저녁 설거지는 자기에게 꼭 맡겨 달라고 당부하고 잘 때는 저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 주며 또 1달러 donation을 부탁합니다.

본대로 배우고 가르치는 대로 따르는 것이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이 곳 뉴질랜드는 학교에서 필요한 재정이 있으며 작고 재미있는 행사 등을 통하여 공개적인 donation으로 부족한 재정을 충당합니다. 정부에서는 소득이 적은 지역일수록 지원금을 많이 주고  부유한 지역의 학교일수록 정부지원금이 적으므로 학교 자체 기금 조성에 교장은 머리를 써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일은 육성회 등을 통하여 자율적이고 공개적으로 이루어 집니다. 큰 봉투 두툼하게 썩- 하니 내밀어야 하는 일은 없지요. 그기다 donation 하는 것도 한국에 비하면 애교스럽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처음 이 곳에 와서 학교에서 donation을 부탁하는 행사가 있다는 알림장을 받고는 얼마를 할 것인가 망설이다가  한국 학교 운동회 때 적어도 2~3만원은 기부하는 관례를 생각해 내고 2만원에 상당하는  40달러를 준비하여 내밀었습니다(좀 야속한 금액이라 생각하며). 그랬더니 donation 통을 들고 있던 학부모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Thank you very much"를 연발하며 "fantastic"까지 덧붙이기에 제가 도리어 놀랬습니다. 그리고 왜 이러나 싶어 통 안을 슬쩍 들여다 보았더니 모두 1달러, 2달러 동전 또는 5달러 지폐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20달러 퍼어런 지폐를 그것도 두 장이나 내밀었으니..^^

이러한 일들을 통하여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있습니다. 이유 없는 돈이란 있을 수 없으며, 검은 돈 봉투가 오고 가는 뒷거래일랑 아예 생각치도 않을 것.

지난 토요일엔 8살 정도 되는 여자아이 두 명이 문을 두들겼습니다. 가든에서 딴 자몽을 무겁게 들고는 용돈이 필요하다며 1달러(원화 600원 정도)에 10개씩 판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귀여워 1달러에 5개만 가지겠다고 했더니 몇 번이나 "Thank you"를 하였습니다. 스넥 한 봉도 2달러는 주어야 사는데 1달러에 그렇게 기뻐하는 아이들이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적은 소득에도 정당한 노력과 대가를 지불함이 있고 그리고 적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모습들은 배울 점 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