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도 `칠공주파`???
나눔방
timothy , 2005-08-29 , 조회수 (2270) , 추천 (0) , 스크랩 (0)

학교에서 한국 학부모를 위한  통역일을 하시는 자매님의 근심스런 한탄 - "우리 애들 왜 이리 무리를 일으키는지.. 하루가 멀다하고 학교로 호출이다.. 교장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에게 아주 머리를 흔들어 대싸니 내가 딱 머리가 아프네.."

얼마전엔 만나자 마자 교장이 대뜸 묻기를 "what is  the seven princess of club?"  그 자매님도 처음엔 이해를 못해서 "seven princess of club?" 로 되물었는데 교장의 부연설명을 듣고 나서야  "아~ 칠공주파!"로 파악이 되었다나요.

어째 이런 일이.. 여학교의 유래 깊은 학교폭력의 대명사 '칠공주파'가 이 곳 뉴질랜드까지 등장했다니 경악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학교 내에선 어떤 폭력도 허용되지 않기에 그런 부분에 있어선 정말 안심하고 있는데 이제 우리 한국 아이들에 한국에서와 비스한 두려움에 떨어야 하다니 기가 막힙니다. 영어 못해서 두렵고 무리를 이루는 폭력에 두렵고..

그 자매님과 이런 저런 아이들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마디로 "부모 보호 없이 10대들 유학 보내면 안된다"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그 자매님과 저의 주관적인 의견이지만요.

저도 처음엔 이 곳에서 2~3년 지내다 보면 영어가 저절로 되는 줄 알고 용기 있게 바다를 건넜습니다. 한 맺힌 영어!, 아이들에게 원없이 확 뚫어 주고 나도 꼭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품고요. 

그래서 한 때 한국서점에서 인기 있었던 '영어의 바다에 빠져라'(책제목이 정확한지? 제 기억력이 확실치 않습니다.)의 책 제목처럼 영어 바다에 풍덩 빠졌습니다(저의 착각..).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내가 이렇게 영어를 못했단 말인가? 실망 절망 실망 절망....  나중엔 가슴이 터질 것 같더군요. 그래서 차츰 제가 설 선을 낮추고(체념하기엔 너무 억울해서..) 급한 마음 진정시키고 정신을 좀 차리려고 우선 정신을 좀 차리기로 했습니다.

이런 저를 위로하는 이민 선배님들의 말씀 - 영어! 우리가 완전히 넘지 못할 영원한 언덕 - 그렇습니다 다른 언어를 완전히 내 것으로 취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이 곳에 와서 확실히 알았습니다.

하물며 이 곳 유치원생 실력도 제대로 안되는 영어로 학교공부를 해야 하는 유학생들의 고초는 어떠하겠습니까? 우리가 잘 하는 한국어로도 학교 공부 해내기가  쉬운 것이 아닌데.. 알아 듣지도 못하고, 그러자니 재미없고, 귀 죽고, 자존심 상하고.. 그래서 동병상련 격으로 한국 아이들 끼리끼리 모여서 다른 탈출구 찾아 보고 재미있고 쉬운 쪽으로 모이기가 쉽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더러는 열심히 공부하여 우수한 성적을 얻기도 하고 자신의 장래를 야무지게 다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은 한국에서도 열심 또는 우수한 학생들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많은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어디에 마음을 두어야 할지 몰라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자꾸 삐딱해지고..
그래도 그렇지, 이 뉴질랜드까지 와서 '칠공주파'라니!
이 아이들 어떻게 해야 될까요?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그리고 아무래도 이 부분은 저의 사설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에 계속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