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age school에 다닐 때 일입니다.
옆에 앉은 한국인 여학생 큰 눈을 더욱 동그랗게 하여 전 날 맥도날에 들린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여자친구와 함께 맥도날에 들러 햄버거와 콜라를 주문하였는데 같은 또래 서어빙하는 남자(키위)가 콜라를 손에 부어 햄버거에 발라서 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당황한 여학생 아무 말도 못하고 서둘러 집에 돌아 와서는 떨기까지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무표정한 남자애 얼굴이 너무 섬뜩해서요.
그 이야기에 우린 모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흥분했고 그 이야기는 수업시간에 까지 연장 되어 키위선생도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얼굴을 붉혔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그의 이름을 확인한 후 메니저를 불러 비록 화가 나더라도 최대한 예의를 갖춘 언행으로 조용히 항의를 해야 한다고 일러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실제 오클랜드 시내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타 민족에게 상당히 개방적이며 평등하게 대한다는 뉴질랜드도 차츰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학연수니 골프연수니 혹은 유학의 명분을 달고 이 곳에 머무는 우리 젊은이들의 모습을 고려해 보면 그 젊은 키위애의 무례한 행위에 한 면으로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졸업한 대부분의 키위들은 부모의 지원없이 시간당 몇 불하는 힘든 아르바이트 등으로 정말 검소하게 공부하고 생활합니다. 그런데 부모가 주는 돈으로 걱정없이 쓰고 사고 놀며 다니는 같은 또래들을 바라보면 아마도 속이 뒤틀릴 만도 할 것 입니다.
물론 알뜰하게 아르바이트도 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공부하러 왔다는 많은 젊은이들이 사치와 유흥에 빠져 배회하는 모습 또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함께 공부하던 외국학생들이 가끔 그러더군요. 한국사람은 참 돈이 많은 것 같다고요. 공부하려 오는 학생이 어쩌면 매일같이 다른 패션에 화장에 머리치장 그리고 잦은 외식에 업소 출입을 보고 하는 말입니다.
한 번은 압구정에 살았다는 한 남학생이 한국과 뉴질랜드를 비교해 보라는 대목에서 뉴질랜드는 'nothing'이라고 힘주어 말하더군요. 그 예로는 적당히 갈 만한 데가 없다는 것 그리고는 한국의 편리한 유흥업소를 쭉 열거하면서요.듣고 있는 키위선생 고개를 갸웃뚱거렸습니다. 한국을 아는 저도 갸웃뚱..
오래되고 작은 차를 애호하고 정해진 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주말이면 느긋하게 해변이나 공원에서 여유를 만끽하던 이 곳 사람들-
어느 날부터 동양에서 밀려오는 새 이주자들로부터 위압감과 심지어 반감까지 느끼게 하는 것은 새 차에 척척 집을 사고 그런가하면 늦은 시간까지 게다가 주말까지 상업을 하는 이가 많아지니 여러모로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국인에 대한 이 곳 정서도 옛날 같지 않다고 오래 사신 분들은 입을 모읍니다.
주의 사는 사람들 형편 둘러보고 심히 마음 상하지 않도록 표시 좀 덜 내고 또 나누기도 한다면, 그들의 예의 바른 친절함을 누릴 수도 있고 '인종차별'이니 '냉대'니 하는 단어를 우리 입에 덜 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