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ondhand(중고)
나눔방
timothy , 2005-08-29 , 조회수 (2251) , 추천 (0) , 스크랩 (0)
처음 이사 왔을 때 입니다.  옆집 아이가 가지고 있는 앵앵거리며 달리는 장난감 차를 우리 아이가  하도 갖고 싶어해서 잠시만 빌리자고 했더니 "이건 비싼거니 빌려 줄 수 없고 아예 팔겠다"는 말에 평소 친절한 것 같더니 어린 녀석이 참 약박하다 싶어    "no"를 했습니다.

그러고 며칠이 지났는데 그 자동차를 들고 우리집에 찿아와 10달러에 사면 자기가 건전지도 다시 끼워 주겠다고 흥정을 붙이는 아이를 보며 혹 불량소년 아닐까 의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학교에서 반 아이에게 중고 책을 사들고 온 내 아이를 맞이 하였습니다. 누나 생일 선물 준비에 용돈이 필요하니 물건을 사다라고 애걸하길래 샀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자기는 비싸고 재미있는 책을 싸게 사서 "lucky" 했다고 만연의 미소까지 띄며..


아이들이 왜 그러냐고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다 중고품 사용을 생활화하여 필요치 않은 물건은 언제던지 팔고 남이 쓰던 물건도 전혀 상관치 않고 구입하는 이 곳 사람들의 생활 모습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자라면 이유 없는 용돈을 풍족히 받지 못하는 아이들 나름대로의 생활 모습이기도 하고요.

중학교에 다니는 옆집 아이도 1주일에 신문배달로 받는 9달러(5000원 정도)가 자기 용돈의 전부라며 그 돈으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다 구입하는 알뜰한 소년이었습니다.


이사를 갈 때도 허다하게 'Garage sale'로 필요없게 된 물건들을 정리하고 또 광고를 보고 알뜰히 중고품을 구입해 가고 합니다. 조금만 낡아지면 버리거나 시골 어른들에게 건네 버리기 일쑤였던 저도 이제 이런 생활을 조금씩 익혀 갑니다.

가게가 모여 있는 곳에는 꼭 몇몇 중고가게가 있으니 이것 저것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가구, 옷, 신발, 생활용품, 심지어 속옷(팬티, 속치마...)까지....

중고가게엔 예외 품목이라는 게 없습니다. 우리의 기준에서 보면 그저 남 주기에도 민망한 물건들을 아무 꺼리낌없이 사고 팔고 합니다.

이런 중고가게에서 거치레적이지 않은 알뜰한 면과 대다수의 많지 않은 개인 수입을 최대한 줄여서 지출하며 사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사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