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비에 지지는 일'
카페누림글
, 2006-08-27 , 조회수 (2266) , 추천 (0) , 스크랩 (0)

 

    영적인 일들은 비밀하고 추상적이라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느 날 어떤 형제님이 집회 중에, "우리가 주님의 몸(영적인)을 잘 이해하라고 각자에게 몸(육적인) 하나씩을 다 나눠주셨다" 고 말했습니다. 그 때는 성도들은 와~ 하고 웃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 말이 매우 일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추구하는 목표는 바로 이 주님의 몸을 건축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성경은 이 몸이 각 지체들이 분량대로 기능을 발휘함으로 건축된다고 말합니다(엡4:16). 그리고 바울은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직분을 가진 것이 아니다"(롬12:4)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어 서 각자가 받은 은사대로 몸을 건축하도록 이런 저런 기능을 발휘 하라고 권면합니다(12:6-8절). 아침에 역대상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구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또 제사장의 아들 중에 어떤 자는 향품으로 향기름을 만들었으며 고라 자손 살룸의 장자 맛디댜라 하는 레위 사람은 남비에 지지는 것(that were made in the pans)을 맡았으며 또 그 형제 그핫 자손 중에 어떤 자는 진설하는 떡을 맡아 안식일마다 준비하였더라" (대상9:30-32). 위 귀절은 어떤 이는 조금 더 중요하게 보이는 "향기름 만드는 일" 을, 어떤 이는 불 앞에 앉아서 "남비에 지지는 일", 또 어떤 이는 "진설떡 만드는 일"을 맡아 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다 구약의 "성전"과 "성전의 필요"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어느 하나가 빠지면 부족이 있게 됩니다. 자기에겐 불 앞에서 남비 에 지지는 일만 시킨다고 불평할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성경은 구약의 돌로 된 성전개념이 '주 예수님 자신'(요2:19 -21)과 믿는 우리들 자신(고전3:16)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구약의 성전과 관련된 상당부분의 일들이 우리 성전된 믿 는이들의 교회생활을 잘 하도록 돕는 일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지체들의 필요를 채워주는것이 바로 위 역대 상에서 묘사 한 것의 실재를 체험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런 방면의 몇 가지 예를 한번 제시해 보겠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자매님들이 당번을 짜서 한달씩 돌아가면서 만찬 떡을 구워갑니다. 매주 만찬을 하려면 아침에 밀가루를 반죽하고, 밀어 펴고, 후라이 팬에 떡을 굽는 일, 만찬 포도주를 준비하는 일, 흰 천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00교회 어떤 노 자매님은 이런 주일 만찬 준비를 10여 년 넘게 즐거운 마음으로 하셨습니다. 그 자매님은 주일 날 항상 남 보다 일찍 오셔서 정성스럽게 만찬 상을 예비하셨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또 어떤 지체는 낡은 봉고 차로 쉴새 없이 인근의 지체들을 집회장 소로 실어 나르는 수고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고맙고 미안하다가 그 다음에는 당연히 그렇게 해 주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그 만큼 형제님은 상대방에게 부담을 갖지 않도록 노예처럼 섬기 셨습니다. 그 차가 고장나서 못 올때 걸어서 버스를 타러 질척한 진흙 길을 내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의 그 형제님의 수고가 이런 불편들을 막아 우리로 하여금 편안하게 집회에 참석케 했었던 것이지요. 어떤 지체는 새벽에 신문을 돌리시는데 주일 집회만 오면 졸았습니다. 이런 지체를 뭐에다 쓸꼬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이 형제님이 몇 년째 감당해 온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봄만 되면 인근공원으로 가는 야외집회 장소를 일찍 가서 맡아 놓는 일입니다. 먼저 가서 자리를 맡는 쪽이 임자입니다. 올해는 어머니 날이 주말에 겹쳐서 인근 같은 필요를 가진 분들이 공원 안에 좋은 자리 쟁탈전을 벌였 습니다. 그런데 이 형제님이 평소에 일찍 일어나던 실력(?)을 발휘 해서 공원 내에서 호수 옆 미류나무 숲 쪽 자리를 확보하여 즐겁고 유익한 야외집회를 가졌습니다. 이 처럼 몸 안에서 우린 조금 씩 다르지만 그렇다고 서로를 향하여 "쓸데없다" 할 지체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린 다 하나님이 그 몸의 필요를 위하여 거기 그렇게 두신 지체들입니다(고전12:18). 눈이 열려 이 사실을 보는 자에게 복이 있습니다. 그러하지 못한 분들도 자기 몸을 보면 어느 정도는 몸과 몸의 생활이 이해되실 것 입니다. 핑계할 수 없습니다(갓맨형제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