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지침(손에 맞는 침)을 맞으러
한의원에 갔다가 아주 특이한 환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환자치고 어느 정도 불쌍하지 않는 이가 없지만
저는 이 환자를 보면서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이 사람이겠다 싶었습니다.
전혀 걷지도 못하고 혀가 말려서 말도 잘 못하는 상태로
어머니와 또 다른 가족관계에 있는
남자의 부축을 받으며 한의원에 들어 왔습니다.
브라질 여자 분인데 6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와서 침을 맞으러 왔다더군요.
같이 온 환자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이 환자의 병의 원인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 환자는 남을 용서하지 않는데서 오는
울화병을 심하게 앓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병의 발단은 6년 전으로 올라갑니다.
6년 전에 이 환자의 남편이 부인을 배반하고
다른 여자에게 갔다는군요.
그 일이 너무 분하고 화가 나서 그 화를 견디지 못해서
결국 그 화가 심장과 척추 쪽
신경까지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군요.
어머니의 말로는 아직도 전혀 화를 안 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6년간 병원마다 찾아다니고
치료를 위해 별별 방법을 다 해 보았다고 합니다.
침을 놓는 것을 보고 환자의 반응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환자를 위해 기도가 절로 나오더군요.
성경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은 망각이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축복이라고 말합니다만
6년씩이나 독한 분노를 가슴에 담고 사는
정말 불쌍한 사람을 오늘 보았습니다.
남을 미워하고 있는 것, 화를 품어 내지 못하는 것의 결과가
얼마나 우리 몸에 손상을 가져 오는가를
아주 너무도 생생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에베소서 4장 26절의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라는 말씀이
왜 우리에게 주어진 것인지를 아주 실감 했습니다.
이 분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강한 느낌이 있습니다.
저는 포르투갈어로 복음을 전하지 못합니다.(언어상)
거기에 음성적 문제도 있어서 더더욱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찌해서든지 복음을 전해서
(주님을 영접하고 주님의 이름을 부르게 해서)
그 분 안에 있는 미움과 화를 주님으로 녹게
해 주고 싶은 강한 마음의 원함이 있습니다.
당분간 한의원에 올 것 같으니까
저는 다른 지체의 도움을 받아 편지를 써볼까 합니다.
손도 못 움직이니까 문서를 보는데도 어려움이 있겠지만
몇 장의 편지라면 옆에서라도
읽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정말 주님만 영접하고 주님의 이름을 부르면
저는 그 환자의 병은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설혹 안 고쳐진다 할지라도
그분의 마음의 무거운 것들을 주님으로
가볍게 해주고 싶은 원함이 있습니다.
우리 중에는 이런 분들 안 계실까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혹시라도
가족에게 이웃에게 아니면 지체들 상호간에
숨겨진 미움들은 없을까요?
저는 오늘 이 환자를 통해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양심이 통과시키지 않는 몇 가지의 작은 일들을 찾아내어
주님께 털어 놓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이번 기회에 완전히 소극적인 것들을
다 청소 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글쓴이;telaimbr)
|